글뜸

5월 8일 · 어스름한 밤

뜸 들이듯 마음에 새깁니다

오늘의 추천전체

#성찰 글귀

P는 동경 유학을 갔다 온 지식인이다. 학교에 갔고, 학위를 받았고, 돌아와서는 일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일자리는 없었다. 식민지의 거리에는 P 같은 청년이 골목마다 있었고, 골목마다 모두가 같은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P는 깨달았다. 자기는 미리 만들어진 인생이라는 것을. 학교에서 만들어 놓고, 사회는 사 갈 곳이 없는 그 인생. 모자도 양복도 다 갖추었으나 어디로 갈 길이 없는 그 인생. 그것을 P는 레디메이드 인생이라 불렀다. 레디메이드 인생은 만들어지는 데에 평생이 걸리고, 팔리지 않는 데에도 평생이 걸린다.

채만식, 〈레디메이드 인생〉 풀이

5분 필사성찰분노우울
필사하기
글뜸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떠난 님은 떠난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옆에 있다는 것을. 사랑이란 한 사람이 떠나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며, 도리어 떠난 자리에서 더 또렷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이별한 것이 아니라 이별이 우리를 더 단단히 묶었다. 침묵 속에서 님은 더 가까이 있다.

한용운, 〈님의 침묵〉 풀이

5분 필사사랑희망성찰
필사하기
글뜸

내 일생은 무엇이 될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되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것으로 거의 다 갔다. 사람들은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만, 나는 다만 무엇이 되지 않기 위해 살았다. 되지 않기 위한 일이 되기 위한 일보다 훨씬 어렵다. 매일 거울을 보며 거울 속의 나에게 묻는다. 너는 오늘 무엇이 되지 않았느냐. 거울 속의 그가 답한다. 다만 살아 있었을 뿐이다. 그 답이 마음에 든다. 종생기란 결국 그런 답을 모은 책이다.

이상, 〈종생기〉 풀이

5분 필사성찰우울자유
필사하기
글뜸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별이 스치운다는 것은 별이 우는 것과 같다. 별이 우는 밤에는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곧 시인이다. 시인은 별의 울음을 받아 적는 자다.

윤동주, 〈서시〉 풀이

5분 필사성찰희망평온
필사하기
글뜸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한 마리 거대한 벌레로 변해 있는 것을 알았다. 그는 갑옷처럼 단단한 등을 침대에 대고 누워 있었고, 머리를 약간 들면 갈색의 둥글게 부풀어 오른 배가 보였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놀랐고, 다음에는 미안해했고, 끝내는 그가 사라지기를 원했다. 그레고르는 알고 있었다. 자기가 더 이상 가족에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그것을 안 순간, 그레고르의 등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무거운 등을 진 자는 결국 일어서지 못한다.

카프카, 〈변신〉 풀이

5분 필사성찰절망우울
필사하기
글뜸

새는 알에서 빠져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빛과 어둠을 함께 품은 자만이 그 신에게로 갈 수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이다. 멀리 떠도는 것 같지만 모든 발걸음은 자기 안쪽을 향해 있다.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 자만이 비로소 바깥으로 환해진다.

헤세, 《데미안》 풀이

5분 필사용기자유성찰
필사하기
글뜸

오늘 어머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에서 전보가 왔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정중한 인사.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사람들은 내가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울지 않았다고 나를 비난했다. 나는 다만 정직했다. 슬픔은 슬픔이 닿을 때 슬픔이 된다. 닿기 전에 슬프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정직한 자는 자주 비난받는다. 비난받아도 정직은 정직이다.

카뮈, 《이방인》 풀이

5분 필사성찰자유우울
필사하기
글뜸

노인은 작은 배에 혼자였다. 사흘 밤을 한 마리 큰 물고기와 싸웠다. 사람은 패배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람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마침내 물고기를 잡아 끌고 항구로 돌아오는 길에 상어 떼가 달려들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노인은 끝까지 싸웠으나 항구에 닿았을 때 남은 것은 거대한 뼈뿐이었다. 그래도 노인은 패배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진짜 싸움은 늘 자기와의 싸움이고, 자기와의 싸움에서는 누구도 패배하지 않는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풀이

5분 필사용기평온성찰
필사하기
글뜸

이반 일리치의 일생은 매우 단순하고 평범하면서도 가장 끔찍한 것이었다. 그는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죽음이 그의 곁에 다가왔을 때, 그는 자기가 잘못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사로잡혔다. 그 의심이 그를 가장 괴롭게 만들었다. 죽기 직전 그는 비로소 알았다. 잘못 살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그러나 늦지 않았다는 것도.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한 사람의 일생이 어떠했는지가 명확해진다. 그것이 죽음의 마지막 자비다.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풀이

5분 필사성찰우울지혜
필사하기
글뜸

한 사람을 죽이는 일이 죄인가, 죄가 아닌가. 라스콜리니코프는 그 질문을 안고 도끼를 들었다. 들고 나서야 알았다. 그 질문 자체가 이미 죄였다는 것을. 죄는 행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의 한 생각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한 생각은 평생을 끌고 간다. 라스콜리니코프는 평생 자기의 그 한 생각과 싸웠다. 마지막에 그가 만난 것은 한 여인의 침묵이었다. 침묵은 가장 깊은 용서다.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풀이

5분 필사성찰절망용기
필사하기
글뜸

오랫동안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어머니의 입맞춤 없이는 잠들 수 없었기에. 어느 날 차에 적신 마들렌 한 조각을 입에 넣은 순간, 잃어버린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이 한꺼번에 돌아왔다. 콩브레의 거리가, 정원의 라일락이, 종소리가, 한 번도 잊지 않았던 듯이 살아났다.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딘가에 잠들어 있다가, 아주 작은 감각 하나가 그것을 깨운다. 한 입의 차, 한 줄기의 향기, 한 모금의 빛.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풀이

5분 필사그리움성찰평온
필사하기
글뜸

댈러웨이 부인은 꽃을 직접 사 오겠다고 말했다. 그날 아침 거리는 깨끗했고, 빅벤이 시간을 알렸다. 댈러웨이 부인은 알고 있었다. 한 여자의 일생이란 결국 한 번의 파티를 준비하는 일과 비슷하다는 것을. 누구를 부를 것인지, 무엇을 차릴 것인지, 어느 의자에 앉을 것인지. 그러나 진짜 일은 그것들 사이에 있다. 잠깐 멈춰서 들이쉬는 한 호흡, 누군가의 눈을 마주치는 한 순간. 그 사이가 곧 일생이다.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 풀이

5분 필사성찰자유평온
필사하기
글뜸

한 줄을 쓰기 위해 사람은 많은 것을 보아야 한다. 도시들과, 사람들과, 사물들을. 짐승과 새와 벌레들을. 어린 시절을. 부모를. 사랑을. 별이 빛나던 밤들을. 그러고도 충분치 않다. 한 줄이 한 줄로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것이 다시 한 사람 안에서 침묵해야 한다. 침묵 속에서 한참을 지나, 그것이 더 이상 자기의 것이 아니게 된 후에야, 비로소 한 줄이 시작된다.

릴케, 《말테의 수기》 풀이

5분 필사성찰우울희망
필사하기
글뜸

돌아가자, 돌아가자. 전원이 묵으려 하니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 이제까지 마음이 몸의 종이 되었으니, 어찌 슬퍼하며 홀로 슬퍼하지 않으리.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음을 알았으니, 앞일은 따라잡을 수 있음을 알겠다. 길을 잘못 들었으나 멀리 가지 않았으니, 오늘이 옳고 어제가 틀렸음을 알았다. 배는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옷자락을 흩날린다. 길손에게 묻노니, 앞길이 어디인가.

도연명, 〈귀거래사〉 풀이

5분 필사평온자유성찰
필사하기
글뜸

어찌하여 이렇게 적적할까. 친구를 만나고, 친구와 헤어진 뒤의 골목길. 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어째서 만나기 전보다 더 큰 외로움을 남기는지. 그것을 알 무렵에는 이미 친구가 멀어진 뒤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단가 풀이

3분 필사외로움우울성찰
필사하기
글뜸

바라보니 흰 눈을 인 산이 별보다도 가깝구나. 별은 손이 닿지 않을 줄 알면서도 가깝다 여기는데, 산은 손이 닿을 줄 알면서도 멀다 여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단가 풀이

3분 필사성찰우울자유
필사하기
글뜸

누구를 사랑했는지 묻지 마오. 답할 일이 없는 것이 답이려니. 사랑한 사람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 그 이름은 더 이상 그 사람이 아니다. 사랑은 침묵 속에서만 온전하다.

요사노 아키코, 단가 풀이

3분 필사사랑성찰우울
필사하기
글뜸

꽃 아래에서 봄에 죽고 싶구나. 음력 이월, 보름달이 뜬 그 무렵. 꽃이 피는 시절에 마지막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한 평생을 잘 살아낸 자의 복이리라. 꽃은 떨어지면서도 향기를 남기는데, 사람도 그러하기를.

사이교, 《산가집》 풀이

3분 필사평온성찰지혜
필사하기
글뜸

쓸쓸함도 견디며 살던 이 거처를 떠나려 하니, 오히려 정이 드는구나. 사람이 이상하다. 머무를 때는 떠나고 싶다가, 떠나려 하면 머무르고 싶어진다. 마음은 머무름과 떠남 사이를 끝없이 오간다.

사이교, 《산가집》 풀이

3분 필사성찰우울평온
필사하기
글뜸

내가 아니면 누가 안다 하랴, 깊은 산 골짜기에 핀 꽃의 빛깔을. 보아 주는 이 없는 곳에서 피고 지는 꽃이, 그래도 자기의 자리에서 한껏 환하다는 것을. 알아 주는 이가 없어도 환할 수 있는 것이 마음이다.

사이교, 《산가집》 풀이

3분 필사평온성찰자유
필사하기
글뜸

수세미꽃이 피었구나. 가래 끓는 소리 막힐 정도로. 병상에 누워 창밖의 꽃을 본다. 꽃은 내 사정을 모르고 다만 자기 일을 한다. 그것이 위로다. 꽃이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 자기 일을 하는 모습이 위로다.

마사오카 시키, 단가 풀이

3분 필사위로성찰평온
필사하기
글뜸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그의 후예다. 매일 아침 햇볕이 들지 않는 방에서 눈을 뜨고, 매일 저녁 햇볕이 들지 않는 방으로 들어간다. 아내는 늘 곁방에 있고, 곁방에는 늘 손님이 있다. 나는 손님이 갈 때까지 이불을 머리까지 끌어덮고 누워 있다. 천장의 무늬를 세고, 다 세면 다시 처음부터 센다. 어느 봄날 나는 거리에 나섰다. 햇볕이 너무 환해 눈이 부셨고, 부신 만큼 어지러웠다. 사람들은 모두 무엇인가를 향해 가고 있었으며, 나만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랐다. 미쓰꼬시 옥상에 올라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겨드랑이 밑이 가려웠다. 거기에 한때 날개가 있었던 자리.

이상, 〈날개〉 풀이

5분 필사성찰우울자유
필사하기
글뜸

우리 아저씨는 사회주의를 한다고 십 년이나 감옥에 갔다 오신 분이다. 갔다 오시고도 사람이 도무지 정신을 못 차리신다. 일자리가 났대도 안 가시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시라 해도 안 하시고, 다만 책만 읽고 글만 쓰신다. 그 책이라는 것이 죄다 어려운 것뿐이고, 그 글이라는 것이 죄다 누가 읽지도 않을 것뿐이다. 나는 일찌감치 일본 사람 가게에 들어가 점원으로 일한다. 월급도 또박또박 받고, 일본말도 곧잘 한다. 아저씨는 나를 보고 한심해 하시는 모양인데, 한심한 건 도리어 그쪽이 아닐까 싶다. 시대를 모르고 사는 분, 시대를 안다 해도 굽힐 줄을 모르는 분, 그런 분이 우리 아저씨다. 그래도 어쩐지 아저씨가 책을 펼치실 때의 그 표정만은 잊히지 않는다. 그 표정만은.

채만식, 〈치숙〉 풀이

5분 필사성찰분노우울
필사하기
글뜸

윤 직원 영감은 풍채도 좋고 재산도 많고 자손도 많아 이 시대 누구보다도 태평한 양반이시다. 식민지의 백성들이 모두 굶고 있을 때에도 윤 직원 영감 댁만은 매일 잔칫상이 차려졌다. 영감님이 즐겨 하시는 말씀은 이러하시다. 이런 좋은 시상이 또 어딨겠느냐. 태평천하다, 태평천하야. 그런데 영감님께서 그토록 자랑하시던 손자 종학이가 사회주의 운동으로 일경에 잡혀갔다는 소식이 들어온 날, 영감님은 그제야 처음으로 다리에 힘이 빠지셨다. 이런 좋은 시상에 무엇이 부족해서 사회주의를 하는 게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영감님은 혼자 중얼거리셨다. 태평천하인데. 태평천하인데. 누군가 멀리서 콩 볶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채만식, 《태평천하》 풀이

5분 필사성찰우울
필사하기
글뜸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며, 마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흐린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하면, 그 뒤에는 괴로움이 따라온다. 마치 수레가 끄는 소의 발자국을 따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맑은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하면, 그 뒤에는 즐거움이 따라온다.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 미움은 미움으로 멈추지 않으니, 오로지 사랑으로만 멈춘다. 이것은 영원한 진리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곧 죽을 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투고, 죽을 줄을 아는 자는 다투지 않는다. 죽음을 늘 곁에 두고 사는 자만이 비로소 한 번도 죽지 않은 사람처럼 산다. 한 호흡 한 호흡이 곧 일생이며, 일생이 곧 한 호흡이다.

《법구경》 〈쌍요품〉 풀이

5분 필사지혜평온성찰
필사하기
글뜸

사랑이라는 것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다. 사람이 발견한 것이다.

이광수, 《사랑》

1분 필사사랑성찰
필사하기
글뜸

인생은 짧다. 그러나 사랑하는 시간만큼은 영원하다.

이광수풍 풀이

1분 필사사랑성찰
필사하기
글뜸

슬픔이 깊을 때 비로소 자신을 만난다.

이광수, 《유정》 풀이

1분 필사우울성찰
필사하기
글뜸

나라가 무엇이라 묻는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라 답하리라.

이광수, 《흙》 풀이

1분 필사성찰지혜
필사하기
글뜸

글이란 마음의 거울이다. 거울이 흐리면 닦으면 되거니와, 마음이 흐리면 어찌하리오.

이광수풍 풀이

1분 필사성찰지혜
필사하기
글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