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사랑해 주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 "내 아픔을 언젠간 너도 이해하게 될 거야." 이런 말들은 와닿지 않는 허풍일 뿐이었다.
정영욱 《구원에게》
8월 7일 · 맑은 오전
"이만큼 사랑해 주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 "내 아픔을 언젠간 너도 이해하게 될 거야." 이런 말들은 와닿지 않는 허풍일 뿐이었다.
정영욱 《구원에게》
아무도 그 이름 알아보지 못하도록 세상에 없는 글씨로 당신 이름을 쓰기도 했다
류근 《상처적 체질》
저는 그이를 좋아해요, 정말 좋아해요." 엘리자베스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말했다. "사랑해요. 그이에게 헛된 자존심 같은 건 없어요. 더없이 다정한 사람이에요. 아버지는 그이가 실은 어떤 사람인지 모르세요. 그러니 제발 그렇게 말씀하셔서 저를 아프게 하지 말아 주세요.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글뜸 번역
"I do, I do like him," she replied, with tears in her eyes; "I love him. Indeed he has no improper pride. He is perfectly amiable. You do not know what he really is; then pray do not pain me by speaking of him in such terms."
1813년作 《오만과 편견》 마지막 장, 엘리자베스가 아버지 앞에서 다아시를 향한 마음을 처음으로 소리 내어 밝히는 장면. 오해로 시작한 사랑이 여러 달의 유예를 견디고 확신에 이르렀음을, 눈물 한 줄로 증명한다.
아무래도 놓치고 나서 가장 후회되는 것을 한 가지 꼽으라면 단연코 사랑일 것이다. 분명 사랑이었고, 앞으로도 사랑일 테고, 지금도 사랑인 순간들. 조금만 더 용기를 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게 사랑이라 말하면서도 왜 나는 그 앞에서 망설였는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이렇게 그리워할 거면서.
태오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오늘도 마음껏 울고, 아파하고 그런 자신을 사랑하기를.
차재이 《무모하게 살고 미련하게 사랑하기를》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건 저 야경뿐이라는 거요
한강 《여수의 사랑》
방대한 지구 속에 개미 떼처럼 우글거리는 많은 사람들, 그 속에서 나는 왜 하필이면 이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박경리 《애가》
아이를 품에 안은 한 여인이 말했다. 아이들에 대해 말해 주십시오. 그가 말했다. 당신의 아이들은 당신의 아이가 아닙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그리워하는 생명의 아들이고 딸입니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 왔으나 당신에게서 온 것은 아닙니다. 당신과 함께 있으나 당신의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어도 생각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생각이 있으니. 당신은 그들의 몸을 재울 수 있어도 영혼을 재울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당신은 그곳을 꿈에서조차 찾아갈 수 없으니. 당신은 그들처럼 되려 애쓸 수는 있어도, 그들을 당신처럼 만들려 하지는 마십시오. 생명은 뒤로 가지 않으며 어제에 머무르지 않으니. 당신은 활이고, 그 활에서 아이들은 살아 있는 화살로 날아갑니다. 궁수는 무한의 길 위 과녁을 겨누고, 화살이 빠르고 멀리 가도록 온 힘으로 당신을 당깁니다. 그의 손에서 구부러짐을 기쁨으로 삼으십시오. 그는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듯, 흔들리지 않는 활도 사랑하니.
칼릴 지브란 《예언자》 〈아이들에 관하여〉, 글뜸 번역
Your children are not your children. They are the sons and daughters of Life's longing for itself. They come through you but not from you, And though they are with you yet they belong not to you. You may give them your love but not your thoughts, For they have their own thoughts. You may house their bodies but not their souls, For their souls dwell in the house of tomorrow, which you cannot visit, not even in your dreams. You may strive to be like them, but seek not to make them like you. For life goes not backward nor tarries with yesterday. You are the bows from which your children as living arrows are sent forth. The archer sees the mark upon the path of the infinite, and He bends you with His might that His arrows may go swift and far. Let your bending in the archer's hand be for gladness; For even as He loves the arrow that flies, so He loves also the bow that is stable.
1923년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중 한 장. 아이를 안은 여인의 물음에 예언자는, 부모는 활이고 아이는 그 활을 떠나는 화살이라 답한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전문)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의 표제시. 한용운은 떠난 님을 보내지 않았다고 말하며, 이별을 만남의 다른 이름으로, 침묵을 노래로 뒤집는다.
열반을 앞둔 부처 앞에서 제자들이 울었다. 부처는 말했다. 모인 것은 흩어지고 만난 사람은 헤어진다. 이별은 만남의 끝이 아니라 그 일부다. 사람은 헤어질 줄 알면서도 만난다. 그래서 곁에 있는 동안의 얼굴이 오래 남는다.
회자정리, 글뜸 풀이
會者定離
《불유교경》의 세상은 덧없어 만나면 반드시 헤어진다는 구절을 비롯해 여러 경전에 흐르는 정형구. 생자필멸과 짝을 이루는, 열반을 앞둔 마지막 가르침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