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모든 존재가 병 없기를. 모든 존재가 좋은 것을 보기를. 그 누구도 괴로움의 몫을 지지 않기를.
평안 만트라(사르베 바반투 수키나흐), 글뜸 옮김
▸배경 이야기
인도 전역에서 기도의 끝에 읊는 평안 만트라로, 출전은 확정되지 않았다. 흔히 우파니샤드로 잘못 알려지지만 원문 그대로는 베다에도 우파니샤드에도 없고, 《가루다 푸라나》에 비슷한 구절이 남아 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는 채로 가장 널리 읊는 기도다.
9월 27일 · 짙은 밤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모든 존재가 병 없기를. 모든 존재가 좋은 것을 보기를. 그 누구도 괴로움의 몫을 지지 않기를.
평안 만트라(사르베 바반투 수키나흐), 글뜸 옮김
인도 전역에서 기도의 끝에 읊는 평안 만트라로, 출전은 확정되지 않았다. 흔히 우파니샤드로 잘못 알려지지만 원문 그대로는 베다에도 우파니샤드에도 없고, 《가루다 푸라나》에 비슷한 구절이 남아 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는 채로 가장 널리 읊는 기도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 사랑은 아직 내 마음속에 다 꺼지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을 더는 괴롭히지 않기를. 말없이, 희망도 없이 사랑했습니다. 그토록 진실하게, 그토록 다정하게 사랑했으니 부디 다른 이도 그렇게 당신을 사랑하기를.
푸시킨, 글뜸 번역
1829년 러시아 국민시인 푸시킨이 쓴 짧은 연시. 끝난 사랑을 원망 대신 축복으로 매듭지으며, 다른 이도 자신만큼 그 사람을 사랑하기를 빈다.
그대 늙어 백발이 되고 잠이 많아져 난롯가에서 꾸벅일 때, 이 책을 꺼내 천천히 읽으며 꿈꾸어 보아요. 오직 한 사람만이 그대 안의 순례하는 영혼을 사랑했고, 변해 가는 그대 얼굴의 슬픔까지 사랑했노라.
예이츠 〈그대 늙었을 때〉, 글뜸 번역
1893년 예이츠가 역시 모드 곤을 생각하며 쓴 시. 젊음이 아니라 늙어 변해가는 얼굴의 슬픔까지 사랑하는 한 사람의 눈길을, 미래 시제로 그린다.
나와 함께 늙어 가요.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삶의 마지막, 그것을 위해 처음이 지어졌던 그 끝은.
로버트 브라우닝 〈랍비 벤 에즈라〉, 글뜸 번역
1864년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랍비 벤 에즈라〉의 첫 구절. 늙음을 내리막이 아니라 처음이 향하던 완성으로 보며, 함께 늙어가자 청한다.
한 젊은이가 한 처녀를 사랑했으나 그녀는 다른 이를 택했고, 그 다른 이는 또 다른 여인과 짝을 맺었네. 그것은 오래된 이야기지만 언제나 새롭다. 그리고 그 일을 겪는 사람의 가슴은 둘로 찢어진다.
하인리히 하이네, 글뜸 번역
독일 낭만주의 시인 하이네의 《노래의 책》(1827)에 실린 시. 엇갈린 사랑의 흔한 이야기가 겪는 이에겐 언제나 처음임을, 담담한 어조로 짚는다.
내게 하늘의 수놓은 천이 있다면 금빛 은빛으로 짠 그 천을 당신의 발밑에 펼쳐 드리련만 가난한 나는 가진 것이 꿈뿐이라 그 꿈을 당신 발밑에 깔았으니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은 나의 꿈이니
예이츠 〈하늘의 천〉, 글뜸 번역
1899년 예이츠가 짝사랑하던 모드 곤을 향해 쓴 시. 줄 것이라곤 꿈뿐인 가난한 이가 그 꿈을 상대의 발밑에 펼치며, 조심히 밟아 달라 청한다.
내 그대를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헤아려 보리다.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깊이와 넓이와 높이까지 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신의 뜻이라면, 죽은 뒤엔 더욱 그대를 사랑하리다.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소네트 43〉, 글뜸 번역
《포르투갈어에서 옮긴 소네트》(1850)의 마지막 소네트로, 로버트 브라우닝을 향한 사랑을 담았다. 사랑을 어떻게 재느냐는 물음에 정말로 헤아리기 시작하며, 죽음 너머까지 그 크기를 밀고 간다.
차라리 사랑하고 잃는 편이 낫다, 아예 사랑하지 않은 것보다.
앨프리드 테니슨 〈추모시〉, 글뜸 번역
1850년 테니슨이 요절한 벗 아서 핼럼을 추모하며 17년에 걸쳐 쓴 장시 《In Memoriam》의 한 구절. 사랑하고 잃는 편이 사랑하지 않은 것보다 낫다고, 상실을 긍정한다.
아주 오래전, 바닷가 어느 왕국에 당신도 알지 모를 한 소녀가 살았습니다. 애너벨 리라는 이름의 그 소녀는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사랑받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 〈애너벨 리〉, 글뜸 번역
1849년 에드거 앨런 포가 죽기 직전 완성한 마지막 시. 바닷가 왕국의 어린 연인을 노래하며, 죽음조차 갈라놓지 못하는 순수한 사랑을 읊는다.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정지용 〈유리창 1〉
1930년 정지용이 어린 자식을 잃고 쓴 참척의 시.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외롭고 황홀한 심사로, 슬픔을 서늘한 이미지의 아름다움으로 견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