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높은지 모른다 일어서라는 부름을 받기 전까지는 그 부름에 충실할 수 있다면 우리의 키는 하늘에 닿는다
에밀리 디킨슨 (시 1176), 글뜸 번역
▸배경 이야기
에밀리 디킨슨의 시. 디킨슨은 일어서라는 부름을 받기 전까지 자기 키를 모른다는 것을, 두려움이 그 키를 굽힌다는 통찰과 함께 응시한다.
6월 23일 · 고요한 아침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높은지 모른다 일어서라는 부름을 받기 전까지는 그 부름에 충실할 수 있다면 우리의 키는 하늘에 닿는다
에밀리 디킨슨 (시 1176), 글뜸 번역
에밀리 디킨슨의 시. 디킨슨은 일어서라는 부름을 받기 전까지 자기 키를 모른다는 것을, 두려움이 그 키를 굽힌다는 통찰과 함께 응시한다.
쉬운 길에는 누구나 모인다. 그러나 고귀한 것은 드문 만큼 어렵고, 어려운 만큼 드물다. 어렵다는 것은 길이 막혔다는 뜻이 아니라, 끝까지 가는 이가 드물다는 뜻이다.
스피노자 《에티카》, 글뜸 풀이
1677년 《에티카》의 마지막 문장. 스피노자는 긴 윤리학의 사유를 마치며, 고귀한 것이 드물고 어려운 까닭을 한 문장에 남겼다.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박용철 〈떠나가는 배〉
1930년 박용철이 김영랑과 함께 창간한 《시문학》 창간호에 실린 시. 박용철은 떠나야 하는 자의 망설임을 "나 두 야 간다"는 더듬는 반복으로 옮겨, 차마 못 떠나는 마음이 머무는 자리를 응시한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몽테뉴 《수상록》, 글뜸 번역
몽테뉴가 자기 인장에 새긴 한 줄 물음. 1572년 《수상록》을 쓰기 시작하며 그는 모든 단언을 미루고 이 한 물음 앞에서 다시 시작했다. 회의가 곧 사유의 자리가 되는 결을 정의한 문장이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이육사 〈광야〉
이육사 사후 1945년 12월 《자유신문》에 발표된 유고시. 시간의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 광야에 서서, 그는 천고 끝에 올 백마 탄 초인을 부르며 닿을 곳 없는 자가 부르는 호명의 자세를 새겨 두었다.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차라리 봄도 꽃 피진 말아라
이육사 〈교목〉
1940년 《인문평론》에 발표. 봄에 꽃 피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한 그루 교목의 자세에, 이육사는 시대와 어울리지 않기를 선택한 자가 가져야 할 단단함을 옮겨 두었다.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 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이육사 〈꽃〉
이육사 사후 1945년 《자유신문》에 발표된 유고시. 동방의 가장 메마른 자리에서도 꽃이 빨갛게 피어난다는 한 행을 통해, 그는 살아 있음 자체가 곧 저항의 결임을 짧은 호흡으로 새겨 두었다.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이육사 〈절정〉
1940년 1월호 《문장》에 발표된 시. 매운 계절에 휩쓸려 갈 데까지 간 자리에서, 이육사는 도리어 그곳을 무지개 서는 자리라고 부르며 끝까지 밀려간 자만이 볼 수 있는 결을 보여 주었다.
오래 들여다보아도 멈출 수 없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위로는 별이 빛나는 하늘이고, 안으로는 내 안의 도덕 법칙이다. 둘 다 우리를 작아지게도, 단단하게도 만든다. 무엇을 들여다보느냐가 우리가 누구인지를 정한다.
칸트 《실천이성비판》, 글뜸 풀이
칸트가 1788년 《실천이성비판》을 맺으며 적은 유명한 구절. 위로는 별이 빛나는 하늘, 안으로는 내 안의 도덕 법칙. 두 가지가 그를 늘 새롭게 경탄하게 했다고 그는 적었다. 보는 일과 자기를 살피는 일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결이다.
세상을 바꾸려고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세상은 늘 우리가 두고 떠난 자리에 있다. 바꾸려는 마음이 자기 안에서 먼저 일어나지 않으면, 바깥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바깥에 머문다. 자기 안에서 바뀐 자리만이 세상에 닿는다.
간디 어록, 글뜸 풀이
인도 독립 운동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1869~1948)는 자기 안의 변화가 곧 세상의 변화임을 평생에 걸쳐 적었다. 1913년 한 글에서 "우리 자신을 바꾼다면 세상의 흐름도 바뀐다"고 한 그의 결을, 자기와 바깥의 거리에서 다시 짚은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