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와서 놀자꾸나 어미 없는 참새여
고바야시 잇사 하이쿠, 글뜸 번역
▸배경 이야기
잇사 여섯 살 때의 하이쿠. 세 살에 어머니를 여읜 아이가 둥지에서 떨어진 어린 참새에게 건넨 말이다. 잇사는 평생 가장 작은 생명에게 가장 가까이 머물렀다.
6월 23일 · 깊은 새벽
나와 함께 와서 놀자꾸나 어미 없는 참새여
고바야시 잇사 하이쿠, 글뜸 번역
잇사 여섯 살 때의 하이쿠. 세 살에 어머니를 여읜 아이가 둥지에서 떨어진 어린 참새에게 건넨 말이다. 잇사는 평생 가장 작은 생명에게 가장 가까이 머물렀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은, 오래 생각해 보아도 좋은 일이다.
다자이 오사무 《여시아문》, 글뜸 번역
1948년, 다자이가 자살하기 직전에 쓴 비평적 에세이 《여시아문》의 한 줄. 자기 안의 어둠을 평생 응시해 온 작가가 끝자락에서 남긴, 가만한 긍정이다.
한 마음이 부서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나의 삶은 헛되지 않다. 한 사람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다면, 한 고통을 식힐 수 있다면, 기진한 작은 새 한 마리를 둥지로 돌려보낼 수 있다면, 나의 삶은 헛되지 않다.
에밀리 디킨슨 〈내가 만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출 수 있다면〉, 글뜸 번역
디킨슨이 짧은 시 한 편으로 적은 삶의 자리. 큰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는 일 하나만으로도, 한 생애는 헛되지 않다는 결을 가만히 짚었다.
누군가에게 친절하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친절할 것. 자비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석가모니 말씀, 글뜸 풀이
숨이 흩어졌다면, 가만히 한 번 더 들이쉴 것. 호흡은 언제든 처음으로 돌아온다.
석가모니 말씀, 글뜸 풀이
행복감이라는 것은, 슬픔의 강바닥에 가라앉아 희미하게 빛나는 사금의 알갱이 같은 것이 아닐까.
다자이 오사무 《사양》
1947년 작 《사양》에서 다자이가 짚은 행복의 자리. 환한 곳이 아니라 슬픔의 강바닥에 가라앉아야만 보이는 작은 사금처럼, 행복은 깊은 바닥에서 가만히 빛난다.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베드로시안 〈그런 길은 없다〉
베드로시안의 〈그런 길은 없다〉의 한 자리. 누군가가 먼저 가 보았을 길도, 아무도 걷지 않은 길도 결국 가는 자만이 안다는 결을, 짧은 두 줄에 가만히 새겼다.
만남이란 놀라운 사건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넘어선다. 그것은 차라리 세계와 세계의 충돌에 가깝다. 너를 안다는 것은 나의 둥근 원 안으로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며, 너의 세계의 파도가 내 세계의 해안을 잠식하는 것을 견디내야 하는 것이다.
채사장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의 인문 에세이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의 결. 만남이 단순한 두 사람의 마주섬을 넘어 한 사건이 된다는 자리를, 가장 평범한 일상의 결로 새겼다.
우리는 통증이 오거나 쾌감을 느끼는 순간에만 자신의 육체를 의식하게 된다. 내향성 발톱 때문에 고생을 해봐야 발톱이 자란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위장염을 앓아 봐야 내장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러한 것에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육체를 지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 육체를 이렇게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있자니 내 정신을 감싸는 껍데기를 가졌던 게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죽음》의 한 자리. 통증이 오거나 불편을 느끼는 순간에만 자기 육체를 의식하게 된다는 자리를, 사람의 가장 흔한 결로 적었다.
실수 없이 앎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해요. 경험은 오랜 시간에 걸쳐 퇴적물처럼 쌓이는 거죠. 우리는 누구나 경험을 해봐야 해요. 그러고 나서 그 경험의 결과물을 확인해야 비로소 행동을 바꿔야겠다는 자각이 오죠. 그래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돼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베르베르 《죽음》의 한 자리. 경험이 오랜 시간 동안 퇴적물처럼 쌓이는 결을 통해, 실수와 시간의 관계를 가만히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