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뜸

5월 8일 · 어스름한 밤

뜸 들이듯 마음에 새깁니다

오늘의 추천전체

#그리움 글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있었다.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내 고향이다. 차마 꿈엔들 잊을까.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우어 고이시던 곳. 그곳을 떠나온 지 오래되었으나, 떠나온 만큼 그곳은 더 환해졌다. 사람이 한 번 떠난 자리에서 비로소 환해지는 풍경이 있다.

정지용, 〈향수〉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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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었다.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길은 외줄기,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고,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어 있었다. 허 생원은 이런 밤이 좋았다. 길이 외로워지면 외로워질수록 그는 나귀의 잔등 위에서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고, 끝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았다. 한 평생 떠도는 일이 어찌 그리 부끄러운 일이라 하랴. 떠도는 길마다 메밀꽃이 피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였다.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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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어머니의 입맞춤 없이는 잠들 수 없었기에. 어느 날 차에 적신 마들렌 한 조각을 입에 넣은 순간, 잃어버린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이 한꺼번에 돌아왔다. 콩브레의 거리가, 정원의 라일락이, 종소리가, 한 번도 잊지 않았던 듯이 살아났다.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딘가에 잠들어 있다가, 아주 작은 감각 하나가 그것을 깨운다. 한 입의 차, 한 줄기의 향기, 한 모금의 빛.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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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는 푸른 불빛을 믿었다. 해마다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는 그 황홀한 미래를 믿었다. 그것은 그때 우리에게서 빠져나갔다. 그러나 상관없다. 내일 우리는 좀 더 빨리 달릴 것이고, 두 팔을 더 멀리 뻗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좋은 아침이…. 그렇게 우리는 흐름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나아간다. 모두가 그 푸른 불빛을 향하여.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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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등에 업었다. 그 어머니가 너무도 가벼워서, 나는 세 걸음을 떼지 못하고 울고 말았다. 한 사람의 평생이 이토록 가벼워질 수 있는가. 가벼워진 만큼 무거워지는 것이 자식의 어깨라는 것을, 그 가을 처음으로 알았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단가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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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사투리가 그리워서 정거장에 나간다. 인파 속에서 누군가의 말끝에 묻은 그 가락을 듣기 위해. 듣고 나면 그뿐, 다시 발걸음을 돌려 도시로 들어선다. 들어서면 또 그리워진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단가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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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속에 등꽃 보랏빛이 한창이다. 머리맡에 두고 보는 봄은 어찌 이리 짧은가. 짧은 만큼 진하다. 진한 만큼 또 빨리 지나간다. 다만 머리맡에 한 송이라도 있는 한, 봄은 봄이다.

마사오카 시키, 단가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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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서 잠 못 이루는 밤. 베갯머리에서 솔바람이 운다. 솔바람이 우는 것인지, 내 안의 그리움이 우는 것인지. 두 소리가 한데 섞여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사이교, 《산가집》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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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흡수되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열다섯 살의 마음. 풀밭에 누워 그 마음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떠올려도 돌아오지는 않는다. 다만 거기 있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여, 그것으로 충분한 봄날이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단가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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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에서 형이 물었다. 동생아,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있느냐. 내가 들은 가장 슬픈 노래는 배따라기였다. 형이 동생을 의심하여 동생이 마을을 떠나고, 동생을 그리워하다 아내까지 떠나보낸 형이, 외로운 뱃길에서 부르는 노래. 한 번 의심한 것이 평생을 무너뜨릴 줄을 형은 알지 못했다. 동생도 알지 못했다. 다만 알지 못한 채로 한 사람은 떠났고 한 사람은 평생 부르지 않을 노래를 부르며 바다 위에서 늙어 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늘 이런 좁은 골이 있다. 그 골이 좁은 만큼 깊다. 한 번 빠지면 다시 건너오지 못한다. 형의 노래는 그 좁고 깊은 골에서 솟아 나오는 것이었다.

김동인, 〈배따라기〉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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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도 노란 동백꽃이 한창이다. 어디서 알싸한 향기가 나는가 했더니 동백꽃이다. 내가 산비탈에 올라가 풀을 베고 있는데 점순이가 어느 결에 와서 곁에 섰다. 점순이는 별말은 하지 않고 다만 닭을 한 마리 안고 있었다. 그 닭은 작년에 우리 집 닭이 점순이네 닭에게 진 그 닭이다. 점순이가 무언가 말을 하려다 만다. 나는 그것이 답답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았다. 닭은 점순이 품에서 푸드덕거리고 있었고, 점순이의 얼굴은 동백꽃처럼 노랗게 익어 있었다. 우리 둘은 동백꽃 더미 속에 묻혔다. 알싸한 향기가 코를 쏘았고 어지러웠다. 그것이 봄이었다. 그것이 첫 봄이었다.

김유정, 〈동백꽃〉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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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이 들어 노란 동백꽃이 알싸한 향내를 풍기는 산비탈 그 자리에 함께 있던 한 사람이 평생을 따라다녔다.

김유정, 〈동백꽃〉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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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가 잃어버린 것을 평생 그리워한다.

현진건풍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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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은 쉽게 깨어진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김동인풍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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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떠나본 자만이 안다. 떠난 자리에 비로소 고향이 생긴다.

현진건, 〈고향〉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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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하는 자가 그리움 받는 자보다 행복하다 마음을 줄 곳이 있으니.

이광수풍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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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래이 발음이 어색해도, 그 말 속에 한 여인의 일생이 들어 있었다.

백신애, 〈꺼래이〉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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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장인님이 고무신만 사주신다면 한 해 더 일해도 좋다 했다.

김유정, 〈봄봄〉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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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에는 늘 옛 사람이 떠오른다.

나도향풍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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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밭 사잇길에서 마주친 그녀의 눈빛 그 한 점이 평생의 전부였다.

김유정풍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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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그것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현진건, 〈고향〉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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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너머에도 같은 달이 떠 있더라.

백신애풍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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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한 번 떠나면 다시 오지 않는다. 사람도 그러하다.

나도향풍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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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못 잊는 것은, 그 사람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때의 자기 자신이 좋았기 때문이다.

김유정풍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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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가난해도 봄은 온다. 산비탈에 진달래가 피고, 시냇가에 버들이 푸르다.

김유정, 〈만무방〉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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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룬 님 오신 날 밤이거든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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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풀이여, 무사들이 꾸었던 꿈의 자취.

마쓰오 바쇼, 하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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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보름달 따 달라고 우는 아이일세.

마쓰오 바쇼, 하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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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을 깨물자 종이 울린다, 호류지.

마사오카 시키, 하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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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가고 싶다 생각하지만, 프랑스는 너무나 멀다. 적어도 새로운 한 벌을 입고 마음 가벼이 여행을 떠나보자.

하기와라 사쿠타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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