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가는 없어. 우린 플로리스트 같은 사람들이야, 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 꽃 저 꽃 모아 멋진 꽃다발을 만들지.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배경 이야기
베르베르가 예술가의 자리를 가만히 짚은 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자는 없고, 다만 꽃을 모아 다듬는 플로리스트와 같다는 자리를 새겼다.
9월 27일 · 어스름한 밤
길이별 한 편씩
다른 글귀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가는 없어. 우린 플로리스트 같은 사람들이야, 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 꽃 저 꽃 모아 멋진 꽃다발을 만들지.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베르베르가 예술가의 자리를 가만히 짚은 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자는 없고, 다만 꽃을 모아 다듬는 플로리스트와 같다는 자리를 새겼다.
두 사람이 사랑한다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한쪽이 다른 쪽에게 녹아드는 일이 아니라, 두 개의 고독이 서로를 지키고, 서로의 경계가 되어 주고, 멀리서 인사를 건네는 일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글뜸 번역
Lieben ist zunächst nichts, was aufgehen, hingeben und sich mit einem Zweiten vereinen heißt … der Liebe, die darin besteht, daß zwei Einsamkeiten einander schützen, grenzen und grüßen.
1904년, 릴케가 시인을 꿈꾸던 청년 카푸스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사랑을 이야기한 한 통. 그는 사랑을 둘이 하나로 녹는 일로 보지 않고, 서로의 고독을 끝까지 지켜 주는 거리에서 사랑이 비로소 깊어진다고 옮겨 적었다.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펼치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에게 명하시어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쪽의 햇살을 주시어 완성에 이르도록 하시고 무거운 포도주에 마지막 단맛을 깃들게 하소서. 지금 집을 짓지 못한 자는 다시는 짓지 못하리라. 지금 외로운 자는 오래도록 외로울 것이며 잠 못 들어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쓰며 나뭇잎이 흩날릴 때 가로수 길을 쉼 없이 헤맬 것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
Herr: es ist Zeit. Der Sommer war sehr groß. Leg deinen Schatten auf die Sonnenuhren, und auf den Fluren laß die Winde los. Befiehl den letzten Früchten voll zu sein; gieb ihnen noch zwei südlichere Tage, dränge sie zur Vollendung hin und jage die letzte Süße in den schweren Wein. Wer jetzt kein Haus hat, baut sich keines mehr. Wer jetzt allein ist, wird es lange bleiben, wird wachen, lesen, lange Briefe schreiben und wird in den Alleen hin und her unruhig wandern, wenn die Blätter treiben.
릴케 〈가을날〉의 한 자리. 여름의 위대함이 지나가고 햇빛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로 펼치라 부르는 결로, 시인은 가을의 무게를 신에게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