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곽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도는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땅강아지와 개미에게 있다고 장자가 답하자, 어찌 그리 낮은 데 있냐고 되물었다. 기왓장에도 있고, 심지어 똥과 오줌에도 있다는 답이 돌아오자 동곽자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장자 《장자》 〈지북유〉, 글뜸 풀이
▸배경 이야기
《장자》 외편 〈지북유〉에 실린 동곽자와의 문답으로, 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캐묻는 대화다. 장자는 도를 높은 자리가 아니라 가장 낮고 하찮은 것들 쪽으로 끌어내려, 귀하고 천한 구분 자체를 되묻는다.
3분 필사성찰자유평온
필사하기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그를 짓누르던 것이 슬며시 빠져나가고 있었다. 다 됐다, 누군가 옆에서 말했다. 그는 그 말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죽음은 다 됐다. 이제 더는 없다.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글뜸 번역
▸배경 이야기
1886년 발표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의 마지막 장면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주인공이 맞는 순간을 그린다. 톨스토이는 두려움의 정점에서 죽음이 사라지는 역설을 그려, 끝을 다른 이름으로 다시 세운다.
3분 필사평온희망성찰
필사하기네 몫은 하는 일에 있다, 그 열매에 있지 않다.
열매를 바라고 일하지 말고,
그렇다고 손을 놓는 쪽에 기대지도 말라.
《바가바드 기타》 2장 47절, 글뜸 옮김
▸배경 이야기
기원전 2세기 무렵 성립한 《바가바드 기타》는 《마하바라타》 한가운데 놓인 700송의 대화시다. 전장에서 활을 내려놓은 아르주나에게 크리슈나가 건넨 말 가운데 가장 오래 회자되는 구절로, 열매와 손 사이의 거리를 짚는다.
1분 필사자유평온성찰
필사하기낡은 옷을 벗고 새 옷을 입듯,
몸에 깃든 이는 낡은 몸을 벗고
다른 새 몸으로 옮겨 간다.
《바가바드 기타》 2장 22절, 글뜸 옮김
▸배경 이야기
《바가바드 기타》 2장에서 크리슈나는 죽음을 슬퍼하는 아르주나에게 몸과 그 안에 깃든 것을 나누어 보인다. 갈아입는 옷이라는 살림살이의 비유로, 인도 사유는 죽음을 가장 평범한 자리로 끌어내린다.
1분 필사평온위로성찰
필사하기마음의 일렁임이 잦아드는 것, 그것이 요가다.
그때 보는 자는 제 모습 그대로에 머문다.
파탄잘리 《요가 수트라》 1장 2~3절, 글뜸 옮김
▸배경 이야기
기원후 4세기 무렵 파탄잘리가 195개 경구로 엮은 《요가 수트라》의 둘째, 셋째 경구. 요가라는 말의 정의가 이 한 줄에 놓이고, 물결이 잦아든 호수처럼 마음이 가라앉을 때 무엇이 남는가를 곧바로 뒤이어 묻는다.
1분 필사평온성찰자유
필사하기있지 않은 것에서 있는 것으로 나를 이끄소서.
어둠에서 빛으로 나를 이끄소서.
죽음에서 죽지 않음으로 나를 이끄소서.
《브리하다란야카 우파니샤드》 1.3.28, 글뜸 옮김
▸배경 이야기
기원전 7세기에서 6세기 무렵 성립한 가장 오래된 우파니샤드 가운데 하나. 본디 제사에서 사제가 읊던 찬가에 딸린 세 줄의 청원으로, 지금은 인도 전역에서 평안을 비는 만트라로 읊는다. 이끄는 이를 부르되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1분 필사희망용기평온
필사하기저 미세한 것, 이 모든 것은 그것을 제 알맹이로 삼는다.
그것이 실재이고, 그것이 자기다.
그것이 너다, 슈베타케투야.
《찬도기야 우파니샤드》 6.8.7, 글뜸 옮김
▸배경 이야기
기원전 7세기에서 6세기 무렵 성립한 《찬도기야 우파니샤드》 6장. 아버지 웃달라카가 열두 해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아들 슈베타케투에게 무화과 씨와 물에 녹은 소금을 보이며 아홉 번 되풀이하는 말이다. 스승이 아니라 아버지의 목소리로 남았다.
1분 필사성찰평온위로
필사하기저것도 가득하고 이것도 가득하다.
가득함에서 가득함이 나온다.
가득함에서 가득함을 덜어내어도
남는 것은 가득함뿐이다.
《이샤 우파니샤드》 평안 만트라, 글뜸 옮김
▸배경 이야기
《이샤 우파니샤드》 첫머리에 놓이는 평안 만트라로, 《브리하다란야카 우파니샤드》 5.1.1에도 같은 구절이 있다. 가득함을 뜻하는 푸르남 한 낱말이 네 줄에 일곱 번 돌아오며, 덜어내는 셈법이 통하지 않는 자리를 소리로 보여준다.
1분 필사평온즐거움위로
필사하기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모든 존재가 병 없기를.
모든 존재가 좋은 것을 보기를.
그 누구도 괴로움의 몫을 지지 않기를.
평안 만트라(사르베 바반투 수키나흐), 글뜸 옮김
▸배경 이야기
인도 전역에서 기도의 끝에 읊는 평안 만트라로, 출전은 확정되지 않았다. 흔히 우파니샤드로 잘못 알려지지만 원문 그대로는 베다에도 우파니샤드에도 없고, 《가루다 푸라나》에 비슷한 구절이 남아 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는 채로 가장 널리 읊는 기도다.
1분 필사위로사랑평온
필사하기동쪽 울 밑에서 국화를 꺾다
유연히 남산을 바라본다
산 기운은 해질녘에 아름답고
나는 새들은 짝지어 돌아온다
이 가운데 참뜻이 있으니
말하려 하나 이미 말을 잊었네
도연명 〈음주〉, 글뜸 번역
▸배경 이야기
5세기 동진의 시인 도연명이 관직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가 쓴 연작 〈음주〉의 다섯째 수. 국화를 꺾다 무심히 남산을 바라보는 순간에, 말로 옮길 수 없는 참뜻이 깃든다.
3분 필사평온자유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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