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배경 이야기
1934년 발표, 《영랑시집》(1935) 수록. 김영랑은 모란이 피는 짧은 시간을 기다리는 일 자체가 한 해의 의미가 되는 자리를 시 안에 새겼다. 기다림이 곧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된다는 역설의 시다.
10월 1일 · 노을 지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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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1934년 발표, 《영랑시집》(1935) 수록. 김영랑은 모란이 피는 짧은 시간을 기다리는 일 자체가 한 해의 의미가 되는 자리를 시 안에 새겼다. 기다림이 곧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된다는 역설의 시다.
그녀는 행복을 알고 있었다. 더없이 섬세하고 벅찬 행복을. 날이 저물고 바다에서 푸른빛이 빠져나가 물결이 맑은 레몬빛으로 굽이쳐 부서질 때, 그 황홀함이 그녀의 눈 속에서 터졌다. 그리고 그녀는 느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글뜸 번역
she had known happiness, exquisite happiness, intense happiness … as daylight faded, and the blue went out of the sea and it rolled in waves of pure lemon which curved and swelled and broke upon the beach and the ecstasy burst in her eyes … and she felt, It is enough! It is enough!
1927년 작 《등대로》에서 램지 부인이 가족과 보내는 어느 저녁의 한 장면. 울프는 사랑을 고백이나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저녁빛 속에서 문득 차오르는 충만으로 그렸다.
당신을 여름날에 견주어볼까요? 당신은 그보다 훨씬 사랑스럽고 온화하답니다. 거친 바람은 오월의 어여쁜 꽃봉오리를 흔들고, 여름이 머무는 날은 너무나 짧기만 하지요. 때로는 하늘의 눈이 너무 뜨겁게 빛나고, 황금빛 얼굴이 흐려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영원한 여름은 시들지 않을 것이며, 당신이 지닌 그 아름다움도 결코 잃지 않을 것입니다. 이 시가 살아 있는 한, 그리고 이 시는 영원히 살 것이니. 당신도 영원히 함께 살 것입니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18〉, 글뜸 풀이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Thou art more lovely and more temperate. Rough winds do shake the darling buds of May, And summer's lease hath all too short a date. Sometime too hot the eye of heaven shines, And often is his gold complexion dimmed; … But thy eternal summer shall not fade Nor lose possession of that fair thou ow'st, …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1609년 발표된 셰익스피어의 가장 유명한 〈소네트 18〉. 한 사람을 여름날에 견주는 자리에서, 그 사람이 결국 시 안에서 영원해진다는 결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