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배경 이야기
1934년 발표, 《영랑시집》(1935) 수록. 김영랑은 모란이 피는 짧은 시간을 기다리는 일 자체가 한 해의 의미가 되는 자리를 시 안에 새겼다. 기다림이 곧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된다는 역설의 시다.
5월 15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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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1934년 발표, 《영랑시집》(1935) 수록. 김영랑은 모란이 피는 짧은 시간을 기다리는 일 자체가 한 해의 의미가 되는 자리를 시 안에 새겼다. 기다림이 곧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된다는 역설의 시다.
매일의 작은 어긋남이 결국 큰 어그러짐이 된다. 한 번의 잘못은 흠이 아니지만, 잘못 끝에 잘못이라 부르지 않으면 그 흠이 자기에게 새겨진다. 자기를 살피는 일은 큰 죄를 막는 일이 아니라 작은 결을 매일 짚어 보는 일이다.
이황 《자성록》, 글뜸 풀이
1558년경 이황이 다른 학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 엮은 《자성록》. 자기를 살피는 학문은 거창한 도(道)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결을 짚어 보는 일이라는 그의 결이 책 곳곳에 흐른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의 표제시. 한용운은 사랑이 떠난 뒤 남는 침묵을, 사랑의 부재가 아니라 사랑의 깊이가 머무는 자리로 옮겼다. 침묵이 곧 말의 또 다른 이름이 되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