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에 멀리 떠나버릴 나의 누이여 진눈깨비 내리는 바깥이 이상하게 밝구나
미야자와 겐지 〈영결의 아침〉, 글뜸 번역
▸배경 이야기
1922년 11월 27일, 미야자와 겐지가 폐결핵으로 죽어가는 누이 도시코를 위해 진눈깨비를 받으러 가던 그날 쓴 시. 사라져 가는 자에게 마지막으로 떠 줄 수 있는 것이 한 그릇의 비라는 자리에 시를 두었다.
5월 20일 · 노을 지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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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영결의 아침〉, 글뜸 번역
1922년 11월 27일, 미야자와 겐지가 폐결핵으로 죽어가는 누이 도시코를 위해 진눈깨비를 받으러 가던 그날 쓴 시. 사라져 가는 자에게 마지막으로 떠 줄 수 있는 것이 한 그릇의 비라는 자리에 시를 두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말라, 노여워하지 말라. 낙심의 날에는 마음을 가만히 두라. 기쁨의 날이 온다고 믿어라. 마음은 늘 앞날에 산다. 지금은 우울하다. 모든 것은 한순간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질 것이다.
알렉산드르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글뜸 번역
1825년, 미하일롭스코예 유배지에서 푸시킨이 이웃 소녀의 앨범에 적어 준 짧은 시. 푸시킨은 지나갈 것을 미리 그리워하는 마음의 자리를, 단정한 여덟 줄에 새겼다.
훌륭해질 수 있을까? 그 무렵부터 나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모든 것에 만족할 수 없었기에, 늘 공허하게 발버둥 쳤다. 내겐 열 겹 스무 겹의 가면이 착 달라붙어 있어서, 어느 것이 얼마나 슬픈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어떤 쓸쓸한 배출구를 발견했다. 창작이었다. 여기엔 수많은 동류가 있어, 다들 나와 마찬가지로 영문을 알 수 없는 이 떨림을 응시하고 있는 듯 여겨졌다. 작가가 되자, 작가가 되자. 나는 남몰래 소망했다.
다자이 오사무 《만년》
다자이의 첫 단편집 《만년》(1936)에 실린 한 대목. 일평생 자기 안의 결핍을 응시한 작가가 그 결핍에서 가까스로 찾은 출구가 글쓰기였다는, 가만한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