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손잡이가 둘 있다. 하나로는 들 수 있고, 다른 하나로는 들 수 없다.
에픽테토스 《엥케이리디온》, 글뜸 번역
Πᾶν πρᾶγμα δύο ἔχει λαβάς, τὴν μὲν φορητήν, τὴν δὲ ἀφόρητον.
▸배경 이야기
《엥케이리디온》 43장. 에픽테토스는 같은 일도 어느 쪽을 잡느냐에 따라 견딜 수 있는 것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며, 붙잡는 자리를 고르라 했다.
10월 8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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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귀모든 일에는 손잡이가 둘 있다. 하나로는 들 수 있고, 다른 하나로는 들 수 없다.
에픽테토스 《엥케이리디온》, 글뜸 번역
Πᾶν πρᾶγμα δύο ἔχει λαβάς, τὴν μὲν φορητήν, τὴν δὲ ἀφόρητον.
《엥케이리디온》 43장. 에픽테토스는 같은 일도 어느 쪽을 잡느냐에 따라 견딜 수 있는 것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며, 붙잡는 자리를 고르라 했다.
네 말대로 식은 감자를 전해 받은 사람이 감자를 더 잘 살펴볼 순 있겠지. 그러나 그 감자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는 절대 알 수 없을 거야. 살가죽이 벗겨지는 화상을 입고 아파하는 사람을 보고는 뭐가 그리 뜨거웠나 싶겠지.
박지리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가 남긴 마지막 장편 《다윈 영의 악의 기원》(2016). 한 사람의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 끝내 다 닿지 못한다는 거리를 부정하지 않는 자리에서, 이 소설의 문장은 시작된다.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학교에 있을 때도 내내 구를 기다렸다. 만날 시간은 분명 정해져 있고, 그때가 아니면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내 마음은 항상 대기 중이었다. 오 분, 삼십 분, 한 시간이 아니라 하루 종일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심지어 구와 함께 있을 때에도 구를 기다리는 기분이었고, 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에도 내가 구를 기다리는 기분이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를 끝없이 기다린다는 뜻일까. 구가 죽어버린 지금도 나는 구를 기다리고 있다. 구도 나와 같을까.
최진영 《구의 증명》
2015년 작 《구의 증명》의 결. 밥을 먹는 자리에도 잠을 자는 자리에도 사라진 한 사람을 기다리는 자리에서, 최진영은 살아남은 자의 가장 가까운 슬픔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