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만이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위해 언제라도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나의 열정은 삶에 대한 냉소에서 온다. 나는 언제나 내 삶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으며 당장 잃어버려도 상관없는 것들만 지니고 살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해왔다. 삶에 대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만이 그 삶에 성실하다는 것은 그다지 대단한 아이러니도 아니다.
은희경 《새의 선물》
▸배경 이야기
1995년 작 《새의 선물》의 한 자리. 사랑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만이 쉽게 사랑에 빠진다는 역설을,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