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을 우리는 큰 선으로 여긴다. 늘 적게 가지려는 것이 아니라, 많이 갖지 못할 때에도 적은 것으로 기뻐하기 위해서다.
에피쿠로스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글뜸 옮김
Καὶ τὴν αὐτάρκειαν δὲ ἀγαθὸν μέγα νομίζομεν, οὐχ ἵνα πάντως τοῖς ὀλίγοις χρώμεθα, ἀλλ' ὅπως ἐὰν μὴ ἔχωμεν τὰ πολλά, τοῖς ὀλίγοις ἀρκώμεθα.
▸ 배경 이야기에피쿠로스가 제자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 그는 자족을 궁핍을 견디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가졌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힘으로 보았다.
1분 필사 평온 자유 위로 성찰
필사하기가난한 사람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알지 않고,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덜어낼수록 좁아지지 않고 오히려 넓어진다. 쥔 것을 하나씩 내려놓을 때 손이 다시 자유로워진다. 비움은 잃음이 아니라 돌아옴이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설교 52〉, 글뜸 풀이
Der ist ein arm mensche, der niht enwil und niht enweiz und niht enhât.
▸ 배경 이야기산상수훈의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를 풀이한 설교 52. 에크하르트는 가난을 없음의 상태가 아니라, 원함도 앎도 가짐도 비운 마음의 넓이로 다시 새겼다.
3분 필사 평온 자유 성찰
필사하기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배경 이야기1926년 《개벽》 70호에 발표. 이상화는 빼앗긴 땅 위에 그래도 오는 봄을 보며, 빼앗긴 자가 자연 앞에서도 자기 자리를 의심해야 하는 슬픔을 시로 옮겨 적었다. 자연의 순환과 식민의 어긋남이 한 자리에 놓이는 시다.
5분 필사 절망 희망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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