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월산대군
▸배경 이야기
성종의 친형 월산대군의 시조. 동생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가을 강가에서 보낸 한밤의 자리.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한 빈 배에 달빛만 싣고 돌아오는 결에, 마음을 비운 자의 자리가 가만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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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 고요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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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산대군
성종의 친형 월산대군의 시조. 동생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가을 강가에서 보낸 한밤의 자리.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한 빈 배에 달빛만 싣고 돌아오는 결에, 마음을 비운 자의 자리가 가만히 담겼다.
강물은 같은 자리에 두 번 흐르지 않는다. 어제의 나는 어제의 강물이었고, 지금의 나는 지금 흐르는 물이다. 변하는 것이 곧 살아있다는 증거다.
석가모니 말씀, 글뜸 풀이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향수〉
1927년 《조선지광》에 발표된 시. 정지용은 일본 유학 중 떠나온 고향을 한 풍경 한 풍경 호명하며, 잊지 못함이 곧 사랑의 다른 이름이 됨을 짚어 두었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라는 후렴구가 시 전체를 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