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김소월 〈초혼〉
▸배경 이야기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망자의 옷을 들고 그 이름을 세 번 부르는 옛 의식 '초혼(招魂)'에서 제목을 가져온 시. 김소월은 부르는 행위가 닿을 곳 없음을 알면서도 끝내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자리를 응시했다.
5월 29일 · 고요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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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초혼〉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망자의 옷을 들고 그 이름을 세 번 부르는 옛 의식 '초혼(招魂)'에서 제목을 가져온 시. 김소월은 부르는 행위가 닿을 곳 없음을 알면서도 끝내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자리를 응시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어렵다. 추상적인 인간을 사랑하기는 쉽지만, 눈앞에 있는 한 사람의 흠과 모순과 작은 어긋남을 견디며 사랑하기는 어렵다. 사랑이 어려운 것은 사람이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글뜸 풀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1880)에 등장하는 조시마 장로의 결. 추상적 인류는 사랑하기 쉬워도 눈앞의 한 사람을 사랑하기는 가장 어렵다는 한 늙은 의사의 고백을, 도스토옙스키는 사랑의 진짜 자리로 옮겨 두었다.
나는 가슴속에서 작은 열정 하나가 반격에 나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순간, 과거도 미래도 퇴색하고, 현재만이 빛을 발한다. 시원스런 바람이 광장을 불어 가고, 나는 바람의 흐름에 눈길을 고정시킨다. 사방팔방에서 두오모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긴 그림자가 들 길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를 이길 수 없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지금이라는 일순간이며, 그것은 열정이 부딪쳐 일으키는 스파크 그 자체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현재는 점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어 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내 가슴을 때렸다. 나는 과거를 되살리지 않고,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퍼지게 해야 한다.
츠지 히토나리 《냉정과 열정사이 Blu》
《냉정과 열정사이 Blu》에서 츠지 히토나리가 짚은 결. 잊지 못한 사람을 평생 마음 깊은 곳에 두고 살아가는 자리를 가만히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