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일기를 쓰듯 담이 집으로 갔다. 대문 앞에 서서 마음으로 담아 담아 불렀다. 골목에 발로 쓰는 나의 일기는 온통 담으로 채워졌다.
최진영 《구의 증명》
▸배경 이야기
《구의 증명》에서 화자 담이 매일 밤 한 자리를 향해 걸어가는 결. 일기 쓰듯 반복하는 그 발걸음에서, 최진영은 죽음 뒤에도 끝나지 않는 사랑을 새겼다.
5월 28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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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구의 증명》
《구의 증명》에서 화자 담이 매일 밤 한 자리를 향해 걸어가는 결. 일기 쓰듯 반복하는 그 발걸음에서, 최진영은 죽음 뒤에도 끝나지 않는 사랑을 새겼다.
내가 숲으로 간 까닭은, 마음을 두고 살아 보고 싶어서였다. 삶의 본질만을 마주하고, 그것이 가르치는 바를 배울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 죽음의 자리에 이르러서야 내가 살지 못했음을 발견하지 않기 위해.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글뜸 번역
1854년 작 《월든》 2장 〈내가 살았던 곳, 살았던 이유〉의 한가운데. 1845년부터 2년 동안 호숫가 오두막에서 보낸 생활의 결심이다. 소로는 자연으로 도망간 것이 아니었다. 무엇이 정작 자기 삶인가를 가려내기 위한 자리로 숲을 골랐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 《별 헤는 밤》
1941년 11월, 도쿄 유학을 앞두고 쓴 시. 떠나야 하는 자가 밤하늘의 별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 부르는 호명의 자리에서, 잃기 직전에야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아는 순간을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