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배경 이야기
16세기 황진이가 종실 벽계수에게 부른 시조. '벽계수'와 '명월'이 사람 이름이자 자연이라는 중의로, 한 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시간 앞에 머무름의 권유를 두었다.
5월 28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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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16세기 황진이가 종실 벽계수에게 부른 시조. '벽계수'와 '명월'이 사람 이름이자 자연이라는 중의로, 한 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시간 앞에 머무름의 권유를 두었다.
싫은 것을 싫다고 하지도 못하고, 또 좋아하는 것도 쭈뼛쭈뼛 숨기며 전혀 즐기지 못하고, 그러고는 표현할 길 없는 두려움에 몸부림쳤습니다. 즉 저에게는 양자택일하는 능력조차도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뒷날 저의 소위 '부끄럼 많은 생애'의 큰 원인이 되기도 한 성격의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인간실격》 곳곳에 흩어진 부끄러움의 자리 가운데 한 대목. 인간 세계의 평범한 결정 하나가 자기에게는 늘 한 발만큼 모자랐다는, 다자이의 가만한 응시다.
전 아직도 가끔 솜 인간이 되는 상상을 해요. 마음이 무거울 땐 펑펑 울어서 물먹은 솜이 되고, 기분 좋은 날은 햇볕에 바짝 마른 보송한 솜이 되는 거예요. 화가 날 땐 나 자신을 마구 때려도 되겠죠. 솜 인간에게는 자해든 자기 파괴든 조금은 덜 위험하고, 더 보송한 일이 될 거예요. 축축한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마를 거예요. 다시 산뜻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요.
김초엽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SF 작가 김초엽의 단편 〈수브다니의 여름휴가〉의 한 자리. 인간이 되는 상상을 멈추지 못하는 한 존재의 결을 통해, 마음의 무게가 어디서 오는지 가만히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