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
▸배경 이야기
조선 중기 명필이자 강원도 회양 부사를 지낸 양사언의 시조. 산은 오르는 자의 발걸음 앞에서만 산이 된다는 결을, 가장 흔한 자기 변명을 짚으며 가만히 새겼다.
10월 7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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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언
조선 중기 명필이자 강원도 회양 부사를 지낸 양사언의 시조. 산은 오르는 자의 발걸음 앞에서만 산이 된다는 결을, 가장 흔한 자기 변명을 짚으며 가만히 새겼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말라, 노여워하지 말라. 낙심의 날에는 마음을 가만히 두라. 기쁨의 날이 온다고 믿어라. 마음은 늘 앞날에 산다. 지금은 우울하다. 모든 것은 한순간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질 것이다.
알렉산드르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글뜸 번역
1825년, 미하일롭스코예 유배지에서 푸시킨이 이웃 소녀의 앨범에 적어 준 짧은 시. 푸시킨은 지나갈 것을 미리 그리워하는 마음의 자리를, 단정한 여덟 줄에 새겼다.
그대여, 내가 할 수 있는 한 이렇게 청하고 싶습니다. 그대 마음속 풀리지 않은 모든 것에 참을성을 가지라고. 그 물음들 자체를 잠긴 방처럼, 아주 낯선 언어로 쓰인 책처럼 사랑하려 애써 보라고. 지금은 답을 캐묻지 마십시오. 그대가 아직 그 답을 살아낼 수 없기에, 답은 주어질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살아내는 일입니다. 지금은 그 물음들을 살아내십시오. 그러면 아마 그대는, 알아채지 못한 채 조금씩, 먼 어느 날 답 속으로 살아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제4신, 글뜸 번역
Ich möchte Sie, so gut ich es kann, bitten, lieber Herr, Geduld zu haben gegen alles Ungelöste in Ihrem Herzen und zu versuchen, die Fragen selbst liebzuhaben wie verschlossene Stuben und wie Bücher, die in einer sehr fremden Sprache geschrieben sind. Forschen Sie jetzt nicht nach den Antworten, die Ihnen nicht gegeben werden können, weil Sie sie nicht leben könnten. Und es handelt sich darum, alles zu leben. Leben Sie jetzt die Fragen. Vielleicht leben Sie dann allmählich, ohne es zu merken, eines fernen Tages in die Antwort hinein.
1903년 7월, 릴케가 보르프스베데에서 사관생도 카푸스에게 보낸 넷째 편지. 그는 물음을 서둘러 닫으려는 청년에게, 답이 도착하는 시간과 사람이 자라는 시간이 다르다고 가만히 일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