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윤동주 〈서시〉
▸배경 이야기
1941년, 연희전문 졸업을 앞둔 윤동주가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으로 쓴 시. 식민지 청년의 결백이 어디까지 예민해질 수 있는가를, 잎새의 떨림 하나로 가늠한다.
10월 7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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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서시〉
1941년, 연희전문 졸업을 앞둔 윤동주가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으로 쓴 시. 식민지 청년의 결백이 어디까지 예민해질 수 있는가를, 잎새의 떨림 하나로 가늠한다.
고통과 아픔은 넓은 의식과 깊은 마음을 지닌 이에게 언제나 반드시 따른다. 내 생각에는, 참으로 위대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큰 슬픔을 느끼게 마련이다.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글뜸 번역
Страдание и боль всегда обязательны для широкого сознания и глубокого сердца. Истинно великие люди, мне кажется, должны ощущать на свете великую грусть.
1866년 발표된 《죄와 벌》 3부 5장, 라스콜니코프가 예심판사 앞에서 자기 논문을 변호하는 대목. 고통을 벗을 짐이 아니라 깊은 의식이 치르는 값으로 셈한 이 말은, 곧 그를 무너뜨릴 논리의 첫 단추이기도 하다.
매일 수련해나가다 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될까요? 그것이 성장이고 깨달음일까요? 지금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것... 나는 아직 어리잖아. 나는 너무 답답하기만 한데, 두렵기만 한데, 먼저 이 길을 가본 사람이라면 나에게 좀 말해줄 수 있는 거잖아.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다고, 해답을 가르쳐줄 수 있잖아. 나를 여기서 건져올려줄 수 있잖아. 그러나 삶은 결코 그렇지 않지. 삶은 언제나 해답이 없어. 그래서 나는 더욱더 그 답을 갈구해. 해답을 찾기 위해 요가를 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고, 해답을 찾기 위해 스승을 찾아가지... 그러나 아무도 내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아.
김혜나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
김혜나의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에서 요가를 배우던 시절을 돌아보는 대목. 답을 줄 사람을 찾는 목소리와 아무도 답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한 사람 안에서 번갈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