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 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이육사 〈꽃〉
▸배경 이야기
이육사 사후 1945년 《자유신문》에 발표된 유고시. 동방의 가장 메마른 자리에서도 꽃이 빨갛게 피어난다는 한 행을 통해, 그는 살아 있음 자체가 곧 저항의 결임을 짧은 호흡으로 새겨 두었다.
10월 7일 · 깊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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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꽃〉
이육사 사후 1945년 《자유신문》에 발표된 유고시. 동방의 가장 메마른 자리에서도 꽃이 빨갛게 피어난다는 한 행을 통해, 그는 살아 있음 자체가 곧 저항의 결임을 짧은 호흡으로 새겨 두었다.
노자는 거꾸로 말했다. 크게 이룬 것은 모자란 듯하고, 크게 곧은 것은 굽은 듯하며, 큰 솜씨는 서툰 듯하다. 정말 잘하는 사람의 손끝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매끄럽게 빛나는 재주는 아직 애쓰는 중이다. 서툴러 보인다고 지나친 손길이 어쩌면 가장 큰 솜씨다.
대교약졸, 글뜸 풀이
大巧若拙
《도덕경》 45장. 대성약결, 대직약굴로 이어지는 역설의 사슬 가운데 한 마디다. 노자에게 완성은 언제나 덜 된 모습을 하고 온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1926년 《개벽》 70호에 발표. 이상화는 빼앗긴 땅 위에 그래도 오는 봄을 보며, 빼앗긴 자가 자연 앞에서도 자기 자리를 의심해야 하는 슬픔을 시로 옮겨 적었다. 자연의 순환과 식민의 어긋남이 한 자리에 놓이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