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국지성 호우처럼 갑자기 찾아와 맹렬한 슬픔을 남기고 사라진다.
전건우 《어두운 물》
▸배경 이야기
공포 소설을 오래 써 온 전건우의 장편 《어두운 물》의 한 자리. 슬픔을 사람의 일이 아니라 날씨에 빗대는 순간, 비극은 설명되는 대신 지나가는 것이 되어 그만큼 견딜 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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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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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우 《어두운 물》
공포 소설을 오래 써 온 전건우의 장편 《어두운 물》의 한 자리. 슬픔을 사람의 일이 아니라 날씨에 빗대는 순간, 비극은 설명되는 대신 지나가는 것이 되어 그만큼 견딜 만해진다.
원숭이지기가 도토리를 나눠 주며 말했다. 아침에 셋, 저녁에 넷을 주마. 원숭이들이 모두 성을 냈다. 그러면 아침에 넷, 저녁에 셋을 주마.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했다.
장자 《장자》 〈제물론〉, 글뜸 번역
狙公賦芧,曰:朝三而暮四。眾狙皆怒。曰:然則朝四而暮三。眾狙皆悅。
《장자》 내편 〈제물론〉의 우화, 조삼모사의 출전. 셈은 그대로인데 순서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기쁨과 노여움이 갈렸다. 장자는 판단을 가르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 관점임을 보였다.
나는 환희와 분노로 뒤엉킨 채 마음속의 모든 것을 그에게 쏟아내며 울부짖었다. 그는 한껏 자신만만해했다. 왜 안 그러겠는가? 하지만 그의 확신은 여자의 머리카락 한 올만큼의 가치도 없다. 그는 죽은 사람처럼 살았기 때문에 살아 있다고 확신하지도 못했다. 그와 반대로 나는 빈손을 가진 것 같지만 나는 나에 대해 확신했고, 모든 것에 대해 확신했으며, 내 삶과 곧 닥칠 죽음에 대해 그보다 더 확신하고 있었다. 그랬다, 나는 그것뿐이었다.
알베르 카뮈 《이방인》
《이방인》 마지막 자리. 사형 직전 뫼르소가 자기 안의 환희와 분노를 모두 쏟아내는 결로, 카뮈는 부조리 속의 가장 정직한 자기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