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있으나,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것은 망설임이다.
프란츠 카프카 《취라우 잠언》, 글뜸 번역
▸배경 이야기
1917년 겨울 취라우에서 쓴 잠언 백아홉 편 가운데 스물여섯 번째. 폐병 진단을 받고 누이의 시골집에 머물던 때다. 목표는 지우지 않은 채 길만 지웠다는 데에 이 두 줄의 날이 있다.
1분 필사성찰
필사하기글뜸
10월 4일 · 느릿한 오후
길이별 한 편씩
다른 글귀목표는 있으나,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것은 망설임이다.
프란츠 카프카 《취라우 잠언》, 글뜸 번역
1917년 겨울 취라우에서 쓴 잠언 백아홉 편 가운데 스물여섯 번째. 폐병 진단을 받고 누이의 시골집에 머물던 때다. 목표는 지우지 않은 채 길만 지웠다는 데에 이 두 줄의 날이 있다.
바깥에서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비를 막을 수 없고, 다른 이의 말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비가 우리 안에서 어떤 강이 될지는 우리가 정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글뜸 풀이
2세기 후반, 게르만 전선의 진중에서 황제가 그리스어로 자기에게만 적어 둔 《명상록》의 한 결. 제국의 거의 모든 것을 움직일 수 있던 사람이 날마다 점검한 자리는 바깥이 아니라 늘 자기 안이었다.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그. 나는 그를 진심으로 특별히 사랑하고 있으며 심지어 어쩌면 내 생애에 단 하나의 '타인을 위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반해 있다. 그가 내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만 한다면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분연히 버리고 그와 함께 남도로 떠나는 밤 기차의 창가에 청승맞으나 희망찬 포즈로 앉아서 그를 위해 삶은 달걀 껍질을 벗길 것이다, 얼마든지!
은희경 《새의 선물》
1995년 작, 은희경의 첫 장편 《새의 선물》. 사랑을 선언하는 순간에도 그 말을 저만치 두고 지켜보는 열두 살 화자의 눈이, 자기 감정조차 구경거리로 만드는 거리를 만들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