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가 열네댓 가지쯤은 되겠지
마사오카 시키 하이쿠 (1900), 글뜸 번역
▸배경 이야기
1900년, 죽음을 1년 앞두고 마사오카 시키가 정원의 맨드라미를 보며 적은 하이쿠. 정확한 숫자를 세지 않고도 '열네댓 가지쯤'이라 짚는 호흡 안에, 떠나기 직전의 사람이 갖는 어림짐작의 평온이 묻혀 있다.
5월 16일 · 깊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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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카 시키 하이쿠 (1900), 글뜸 번역
1900년, 죽음을 1년 앞두고 마사오카 시키가 정원의 맨드라미를 보며 적은 하이쿠. 정확한 숫자를 세지 않고도 '열네댓 가지쯤'이라 짚는 호흡 안에, 떠나기 직전의 사람이 갖는 어림짐작의 평온이 묻혀 있다.
인간이 약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 인간을 약하지 않게 한다. 갈대는 바람에 휘지만, 자기가 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안다. 그 앎이 우리가 가진 전부다.
파스칼 《팡세》, 글뜸 풀이
파스칼이 평생 메모로 남긴 《팡세》(1670). 인간이 자연에서 가장 약한 존재이면서도 자기가 약하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존재라는 점에서, 파스칼은 인간의 위엄을 보았다.
나는 가슴속에서 작은 열정 하나가 반격에 나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순간, 과거도 미래도 퇴색하고, 현재만이 빛을 발한다. 시원스런 바람이 광장을 불어 가고, 나는 바람의 흐름에 눈길을 고정시킨다. 사방팔방에서 두오모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긴 그림자가 들 길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를 이길 수 없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지금이라는 일순간이며, 그것은 열정이 부딪쳐 일으키는 스파크 그 자체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현재는 점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어 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내 가슴을 때렸다. 나는 과거를 되살리지 않고,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퍼지게 해야 한다.
츠지 히토나리 《냉정과 열정사이 B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