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가득 차오를 때 파도가 크게 요동치듯 빛날수록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글뜸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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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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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뜸 〈보름달〉
당신은 나를 끝없는 자로 빚으셨다. 그것이 당신의 즐거움이다. 이 약한 그릇을 당신은 거듭 비우시고, 거듭 새 숨으로 채우신다. 갈대로 만든 이 작은 피리를 골짜기와 언덕 너머로 데리고 다니시며, 그 안에 영원히 새로운 가락을 불어 넣으신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기탄잘리》, 글뜸 번역
1910년 벵골어 시집 《기탄잘리》의 첫 시. 1913년 타고르 자신의 영역본으로 노벨문학상을 안겼다. 타고르는 신을 향한 헌사를 빌려, 자기를 비우는 사람만이 거듭 채워진다는 결을 가만히 짚었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자화상》
1939년 9월, 연희전문 재학 중 쓴 시.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행위를 자기를 응시하는 의식으로 바꾸어, 자신을 미워하다 다시 가엾어하는 양가의 자리를 평면 위에 겹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