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정몽주 〈단심가〉
▸배경 이야기
1392년, 이방원이 〈하여가〉로 회유하려 하자 정몽주가 답한 시조. 백 번 죽어 백골이 진토 된 뒤에도 변하지 않을 한 마음을, 고려 충신은 죽음을 앞두고 가장 단단한 호흡으로 새겨 두었다.
6월 27일 · 어스름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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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주 〈단심가〉
1392년, 이방원이 〈하여가〉로 회유하려 하자 정몽주가 답한 시조. 백 번 죽어 백골이 진토 된 뒤에도 변하지 않을 한 마음을, 고려 충신은 죽음을 앞두고 가장 단단한 호흡으로 새겨 두었다.
간과 쓸개는 한 몸에 붙어 있다. 그러나 마음이 등을 돌리면 그 사이로 초나라와 월나라만 한 강이 흐르고, 마음이 돌아오면 멀던 강도 마른다. 거리는 사물에 있지 않고, 바라보는 자리에서 태어난다.
肝膽楚越 (《장자》 덕충부), 글뜸 풀이
《장자》 덕충부에서 공자의 말로 전해지는 구절. 장자는 같은 것도 다름의 눈으로 보면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멀어지고, 같음의 눈으로 보면 만물이 하나가 됨을, 간과 쓸개의 거리로 응시한다.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1942년 6월, 도쿄 유학 중에 쓴 시. 윤동주가 남긴 마지막 시기의 작품 중 하나로, 시가 너무 쉽게 써진다는 자각이 곧 식민지 청년의 죄책감으로 되돌아오는 자리를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