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지구 속에 개미 떼처럼 우글거리는 많은 사람들, 그 속에서 나는 왜 하필이면 이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박경리 《애가》
9월 30일 · 노을 지는 저녁
길이별 한 편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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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애가》
사형이 걸린 법정에서 소크라테스는 이 말을 거두지 않았다. 들여다보지 않는 삶은 살 만한 값이 없다. 변명하면 살 수 있었지만 그는 들여다보는 쪽을 골랐다. 남이 정해 준 길을 제 길인 줄 알고 걷지 않으려면, 가끔 멈춰서 물어야 한다. 지금 이 길은 누가 골랐는가.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의 변명》, 글뜸 풀이
ὁ δὲ ἀνεξέταστος βίος οὐ βιωτὸς ἀνθρώπῳ
플라톤이 기록한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죽음을 앞둔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한 말. 그는 검토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단언으로, 자기 삶을 스스로 들여다보는 일의 무게를 짚었다.
나는 숲으로 갔다. 삶을 의도해서 살아 보고 싶었기에. 삶의 본질적인 사실들만 마주하고, 삶이 가르치려는 것을 배울 수 있는지 보고 싶었기에.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내가 살지 않았음을 깨닫는 일이 없도록. 나는 삶이 아닌 것을 살고 싶지 않았다. 삶은 그토록 소중하니까. 꼭 그래야 하지 않는 한 체념을 연습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깊이 살며 삶의 골수를 남김없이 빨아내고 싶었다. 삶이 아닌 모든 것을 몰아낼 만큼 굳세게, 스파르타 사람처럼 살아, 넓게 베고 바싹 깎아 삶을 한구석으로 몰아 그 가장 낮은 바닥까지 줄이고 싶었다. 그리하여 삶이 비루한 것이라면 그 비루함의 참모습을 남김없이 얻어 세상에 알리고, 숭고한 것이라면 몸으로 겪어 알아 다음 길에서 참되게 전할 수 있도록.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숲으로 갔다), 글뜸 번역
I went to the woods because I wished to live deliberately, to front only the essential facts of life, and see if I could not learn what it had to teach, and not, when I came to die, discover that I had not lived. I did not wish to live what was not life, living is so dear; nor did I wish to practise resignation, unless it was quite necessary. I wanted to live deep and suck out all the marrow of life, to live so sturdily and Spartan-like as to put to rout all that was not life, to cut a broad swath and shave close, to drive life into a corner, and reduce it to its lowest terms, and, if it proved to be mean, why then to get the whole and genuine meanness of it, and publish its meanness to the world; or if it were sublime, to know it by experience, and be able to give a true account of it in my next excursion.
1854년 소로가 월든 호숫가 2년의 삶을 적은 《월든》. 그는 삶의 골수까지 빨아내고 싶어 숲으로 갔다며, 본질만 마주하는 삶의 이유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