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김소월 〈접동새〉
▸배경 이야기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의붓어미의 시샘에 죽은 누이가 접동새가 되었다는 옛 설화를 시로 옮긴 작품. 김소월은 죽음 뒤에도 남는 한이 어떤 소리로 우는가를 새의 울음으로 새겨 두었다.
1902–1934 · 한국 근대
잡지 않는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랑임을 노래한 시인
글뜸의 결로 만나는 김소월의 글귀 12편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김소월 〈접동새〉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의붓어미의 시샘에 죽은 누이가 접동새가 되었다는 옛 설화를 시로 옮긴 작품. 김소월은 죽음 뒤에도 남는 한이 어떤 소리로 우는가를 새의 울음으로 새겨 두었다.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김소월은 사랑이 가까이 있을 때는 알아보지 못하다가 떠난 뒤에야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알게 되는 자리를, 같은 한 마디의 반복으로 새겨 두었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김소월 〈못 잊어〉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김소월은 잊지 못함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대로 한 세상을 살아가라고 권하는 자리에서, 그리움과 살아냄이 어긋나지 않는 길을 보여 주었다.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김소월 〈먼 후일〉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김소월의 초기 대표작으로, 사랑의 시제(時制)를 미래 완료로 옮긴 시. 잊겠다고 말하는 자리에 정작 잊지 못함이 묻혀 있다는 역설의 시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1922년 《개벽》에 발표, 《진달래꽃》(1925) 수록. 김소월은 짧은 동요의 호흡으로, 사람이 결국 돌아가고 싶어 하는 자리가 어떤 모습인지를 강변의 풍경으로 그려 두었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김소월 〈산유화〉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산에 홀로 피고 홀로 지는 꽃을 보며, 김소월은 누가 보지 않아도 피는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짚었다. 외로움이 아니라 외로움이 닿지 않는 자리에 대한 시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김소월 〈가는 길〉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김소월은 떠나간 이를 향해 부르지도 가지도 못하는 자리에서 마음이 그 사이를 오가는 결을, 가장 짧은 호흡으로 옮겼다.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김소월 〈먼 후일〉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김소월의 초기 대표작으로, 사랑의 시제(時制)를 미래 완료로 옮긴 시. 잊겠다고 말하는 자리에 정작 잊지 못함이 묻혀 있다는 역설의 시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김소월 〈산유화〉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산에 홀로 피고 홀로 지는 꽃을 보며, 김소월은 누가 보지 않아도 피는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짚었다. 외로움이 아니라 외로움이 닿지 않는 자리에 대한 시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김소월 〈초혼〉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망자의 옷을 들고 그 이름을 세 번 부르는 옛 의식 '초혼(招魂)'에서 제목을 가져온 시. 김소월은 부르는 행위가 닿을 곳 없음을 알면서도 끝내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자리를 응시했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김소월 〈초혼〉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망자의 옷을 들고 그 이름을 세 번 부르는 옛 의식 '초혼(招魂)'에서 제목을 가져온 시. 김소월은 부르는 행위가 닿을 곳 없음을 알면서도 끝내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자리를 응시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1925년 시집 《진달래꽃》의 표제시. 김소월은 떠나가는 사랑을 잡지 않고 보내는 자리에 한 송이 꽃을 놓아두었다. 보내드림이라는 그 한 마디 안에 가장 깊은 슬픔이 묻혀 있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