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김 첨지의 마지막 말이 빈 방을 채웠다.
현진건 〈운수 좋은 날〉
▸배경 이야기
1924년 현진건이 발표한 단편 〈운수 좋은 날〉. 일제 강점기 인력거꾼 김 첨지가 모처럼 큰돈을 번 날 집에 돌아와 마주한 자리는 아내의 시신과 텅 빈 방이었다. 작품의 마지막에 식민지 현실의 가장 깊은 자리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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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 깊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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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 〈운수 좋은 날〉
1924년 현진건이 발표한 단편 〈운수 좋은 날〉. 일제 강점기 인력거꾼 김 첨지가 모처럼 큰돈을 번 날 집에 돌아와 마주한 자리는 아내의 시신과 텅 빈 방이었다. 작품의 마지막에 식민지 현실의 가장 깊은 자리가 담겼다.
벌판 한복판에 꽃나무 하나가 있소. 근처에는 꽃나무가 하나도 없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를 열심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열심으로 꽃을 피워가지고 섰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에게 갈 수 없소.
이상 〈꽃나무〉
1933년 이상의 시 〈꽃나무〉. 벌판 한가운데 홀로 선 꽃나무가 자기와 닮은 다른 꽃나무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자리를, 가만한 산문 호흡에 담아낸 시다.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그. 나는 그를 진심으로 특별히 사랑하고 있으며 심지어 어쩌면 내 생애에 단 하나의 '타인을 위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반해 있다. 그가 내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만 한다면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분연히 버리고 그와 함께 남도로 떠나는 밤 기차의 창가에 청승맞으나 희망찬 포즈로 앉아서 그를 위해 삶은 달걀 껍질을 벗길 것이다, 얼마든지!
은희경 《새의 선물》
《새의 선물》에서 은희경이 짚은 결.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도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거듭 물어야 하는 자리를 가만히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