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을 경영하여 초려 삼간 지어 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에 청풍 한 칸 맡겨두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송순
▸배경 이야기
송순이 면앙정을 짓고 살던 시절 지은 시조. 작은 초가삼간 안에 자기 한 칸과 달 한 칸, 바람 한 칸을 두고, 강산은 안에 들이지 못하니 둘러 두고 본다는 자리를 한 수에 새겼다.
5월 28일 · 깊은 새벽
길이별 한 편씩
다른 글귀십 년을 경영하여 초려 삼간 지어 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에 청풍 한 칸 맡겨두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송순
송순이 면앙정을 짓고 살던 시절 지은 시조. 작은 초가삼간 안에 자기 한 칸과 달 한 칸, 바람 한 칸을 두고, 강산은 안에 들이지 못하니 둘러 두고 본다는 자리를 한 수에 새겼다.
희망은 깃털 달린 것. 영혼에 머물며 가사 없는 노래를 부른다. 결코 멈추지 않고. 가장 거센 바람에도 그 노래는 가장 달콤하고 폭풍에 풀씨 한 알을 저어두는 그 작은 새, 그 새는 너무도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했다. 가장 차가운 땅에서 들었고 가장 낯선 바다에서 들었지만, 극한의 시간에도 그 새는 결코 빵 부스러기 한 조각조차 청하지 않았다.
에밀리 디킨슨 〈희망은 날개 달린 것〉, 글뜸 번역
디킨슨의 〈희망은 날개 달린 것〉 2연. 폭풍이 거센 자리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풀씨 한 알처럼 자기를 지키는 작은 새의 결을, 가장 사나운 날씨로 짚어냈다.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학교에 있을 때도 내내 구를 기다렸다. 만날 시간은 분명 정해져 있고, 그때가 아니면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내 마음은 항상 대기 중이었다. 오 분, 삼십 분, 한 시간이 아니라 하루 종일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심지어 구와 함께 있을 때에도 구를 기다리는 기분이었고, 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에도 내가 구를 기다리는 기분이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를 끝없이 기다린다는 뜻일까. 구가 죽어버린 지금도 나는 구를 기다리고 있다. 구도 나와 같을까.
최진영 《구의 증명》
2015년 작 《구의 증명》의 결. 밥을 먹는 자리에도 잠을 자는 자리에도 사라진 한 사람을 기다리는 자리에서, 최진영은 살아남은 자의 가장 가까운 슬픔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