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일기를 쓰듯 담이 집으로 갔다. 대문 앞에 서서 마음으로 담아 담아 불렀다. 골목에 발로 쓰는 나의 일기는 온통 담으로 채워졌다.
최진영 《구의 증명》
▸배경 이야기
《구의 증명》에서 화자 담이 매일 밤 한 자리를 향해 걸어가는 결. 일기 쓰듯 반복하는 그 발걸음에서, 최진영은 죽음 뒤에도 끝나지 않는 사랑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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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 깊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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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구의 증명》
《구의 증명》에서 화자 담이 매일 밤 한 자리를 향해 걸어가는 결. 일기 쓰듯 반복하는 그 발걸음에서, 최진영은 죽음 뒤에도 끝나지 않는 사랑을 새겼다.
산길을 오르며 생각했다. 지(智)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정(情)에 휩쓸리면 떠내려간다. 고집을 부리면 답답해진다. 어쨌든 사람 사는 세상은 살기 어렵다.
나쓰메 소세키 《풀베개》, 글뜸 번역
1906년 작 《풀베개》의 첫머리, 산길을 오르는 화가의 독백. 소세키는 어느 쪽으로 기울어도 어려운 인간 세상을 짚으며, 그 자리에서 예술이 비롯됨을 응시한다.
그래, 그러면 죽게 되는 거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죽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안다. 서른 살에 죽든 예순 살에 죽든 결국에는 다 죽게 된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어떤 경우라도 그 후에는 다른 남자와 여자들이 살아가게 될 테고, 수천 년 동안 그런 식일 것이다. 이보다 더 분명한 것은 없다. 지금이 됐든 이십 년 후가 됐든 죽게 될 것은 어차피 나다.
알베르 카뮈 《이방인》
《이방인》에서 뫼르소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리. 카뮈는 모든 사람이 결국 죽는다는 가장 단정한 사실 앞에서, 한 사람의 부조리한 평화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