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배경 이야기
16세기 황진이가 종실 벽계수에게 부른 시조. '벽계수'와 '명월'이 사람 이름이자 자연이라는 중의로, 한 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시간 앞에 머무름의 권유를 두었다.
5월 25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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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16세기 황진이가 종실 벽계수에게 부른 시조. '벽계수'와 '명월'이 사람 이름이자 자연이라는 중의로, 한 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시간 앞에 머무름의 권유를 두었다.
만남이란 놀라운 사건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넘어선다. 그것은 차라리 세계와 세계의 충돌에 가깝다. 너를 안다는 것은 나의 둥근 원 안으로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며, 너의 세계의 파도가 내 세계의 해안을 잠식하는 것을 견디내야 하는 것이다.
채사장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의 인문 에세이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의 결. 만남이 단순한 두 사람의 마주섬을 넘어 한 사건이 된다는 자리를, 가장 평범한 일상의 결로 새겼다.
나는 환희와 분노로 뒤엉킨 채 마음속의 모든 것을 그에게 쏟아내며 울부짖었다. 그는 한껏 자신만만해했다. 왜 안 그러겠는가? 하지만 그의 확신은 여자의 머리카락 한 올만큼의 가치도 없다. 그는 죽은 사람처럼 살았기 때문에 살아 있다고 확신하지도 못했다. 그와 반대로 나는 빈손을 가진 것 같지만 나는 나에 대해 확신했고, 모든 것에 대해 확신했으며, 내 삶과 곧 닥칠 죽음에 대해 그보다 더 확신하고 있었다. 그랬다, 나는 그것뿐이었다.
알베르 카뮈 《이방인》
《이방인》 마지막 자리. 사형 직전 뫼르소가 자기 안의 환희와 분노를 모두 쏟아내는 결로, 카뮈는 부조리 속의 가장 정직한 자기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