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깊은 소리는 침묵 안에 있다. 말을 줄이면, 그 안에서 들리는 것이 있다.
석가모니 말씀, 글뜸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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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 어스름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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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말씀, 글뜸 풀이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1926년 《개벽》 70호에 발표. 이상화는 빼앗긴 땅 위에 그래도 오는 봄을 보며, 빼앗긴 자가 자연 앞에서도 자기 자리를 의심해야 하는 슬픔을 시로 옮겨 적었다. 자연의 순환과 식민의 어긋남이 한 자리에 놓이는 시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1934년 발표, 《영랑시집》(1935) 수록. 김영랑은 모란이 피는 짧은 시간을 기다리는 일 자체가 한 해의 의미가 되는 자리를 시 안에 새겼다. 기다림이 곧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된다는 역설의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