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박용철 〈떠나가는 배〉
▸배경 이야기
1930년 박용철이 김영랑과 함께 창간한 《시문학》 창간호에 실린 시. 박용철은 떠나야 하는 자의 망설임을 "나 두 야 간다"는 더듬는 반복으로 옮겨, 차마 못 떠나는 마음이 머무는 자리를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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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 · 고요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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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떠나가는 배〉
1930년 박용철이 김영랑과 함께 창간한 《시문학》 창간호에 실린 시. 박용철은 떠나야 하는 자의 망설임을 "나 두 야 간다"는 더듬는 반복으로 옮겨, 차마 못 떠나는 마음이 머무는 자리를 응시한다.
동쪽 울 밑에서 국화를 꺾다 유연히 남산을 바라본다 산 기운은 해질녘에 아름답고 나는 새들은 짝지어 돌아온다 이 가운데 참뜻이 있으니 말하려 하나 이미 말을 잊었네
도연명 〈음주〉, 글뜸 번역
5세기 동진의 시인 도연명이 관직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가 쓴 연작 〈음주〉의 다섯째 수. 국화를 꺾다 무심히 남산을 바라보는 순간에, 말로 옮길 수 없는 참뜻이 깃든다.
과거밖에는 없는 인생도 있다. 잊을 수 없는 시간만을 소중히 간직한 채 살아가는 것이 서글픈 일이라고만은 생각지 않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뒤쫓는 인생이라고 쓸데없는 인생은 아니다. 다들 미래만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나는 과거를 그냥 물처럼 흘러 보낼 수 없다. 그래서, 그 날이 그리워, 라는 애절한 멜로디의 일본 팝송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것이다.
츠지 히토나리 《냉정과 열정사이 Blu》
2001년 작 《냉정과 열정사이》 Blu 쪽의 결. 츠지 히토나리는 잊을 수 없는 시간만을 소중히 간직한 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자리를, 정직한 거리로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