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가 열네댓 가지쯤은 되겠지
마사오카 시키 하이쿠 (1900), 글뜸 번역
▸배경 이야기
1900년, 죽음을 1년 앞두고 마사오카 시키가 정원의 맨드라미를 보며 적은 하이쿠. 정확한 숫자를 세지 않고도 '열네댓 가지쯤'이라 짚는 호흡 안에, 떠나기 직전의 사람이 갖는 어림짐작의 평온이 묻혀 있다.
1분 필사평온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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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 맑은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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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카 시키 하이쿠 (1900), 글뜸 번역
1900년, 죽음을 1년 앞두고 마사오카 시키가 정원의 맨드라미를 보며 적은 하이쿠. 정확한 숫자를 세지 않고도 '열네댓 가지쯤'이라 짚는 호흡 안에, 떠나기 직전의 사람이 갖는 어림짐작의 평온이 묻혀 있다.
오래 들여다보면, 들여다보는 것이 우리를 들여다본다. 미움을 응시하는 동안 미움이 우리 안에서 자라고, 두려움을 들여다보는 동안 두려움이 우리 안에서 자란다. 우리는 우리가 응시한 것이 되어 간다.
니체 《선악의 저편》, 글뜸 풀이
1886년 작 《선악의 저편》 146절의 결. 괴물과 싸우는 자가 괴물이 되지 않도록, 심연을 오래 보는 자는 심연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니체는 적었다. 응시가 곧 변형임을 응시한 문장이다.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그. 나는 그를 진심으로 특별히 사랑하고 있으며 심지어 어쩌면 내 생애에 단 하나의 '타인을 위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반해 있다. 그가 내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만 한다면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분연히 버리고 그와 함께 남도로 떠나는 밤 기차의 창가에 청승맞으나 희망찬 포즈로 앉아서 그를 위해 삶은 달걀 껍질을 벗길 것이다, 얼마든지!
은희경 《새의 선물》
《새의 선물》에서 은희경이 짚은 결.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도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거듭 물어야 하는 자리를 가만히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