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야 너는 어찌 삼월 동풍 다 보내고 낙목한천에 네 홀로 피었느냐.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정보
▸배경 이야기
조선 후기 이정보가 국화를 두고 지은 시조. 봄의 따뜻함이 지나고 잎이 떨어진 추운 하늘에 홀로 피어나는 국화에서, 흔들리지 않는 한 자리의 마음을 보았다.
5월 21일 · 느릿한 오후
길이별 한 편씩
다른 글귀국화야 너는 어찌 삼월 동풍 다 보내고 낙목한천에 네 홀로 피었느냐.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정보
조선 후기 이정보가 국화를 두고 지은 시조. 봄의 따뜻함이 지나고 잎이 떨어진 추운 하늘에 홀로 피어나는 국화에서, 흔들리지 않는 한 자리의 마음을 보았다.
싫은 것을 싫다고 하지도 못하고, 또 좋아하는 것도 쭈뼛쭈뼛 숨기며 전혀 즐기지 못하고, 그러고는 표현할 길 없는 두려움에 몸부림쳤습니다. 즉 저에게는 양자택일하는 능력조차도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뒷날 저의 소위 '부끄럼 많은 생애'의 큰 원인이 되기도 한 성격의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인간실격》 곳곳에 흩어진 부끄러움의 자리 가운데 한 대목. 인간 세계의 평범한 결정 하나가 자기에게는 늘 한 발만큼 모자랐다는, 다자이의 가만한 응시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자화상》
1939년 9월, 연희전문 재학 중 쓴 시.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행위를 자기를 응시하는 의식으로 바꾸어, 자신을 미워하다 다시 가엾어하는 양가의 자리를 평면 위에 겹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