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사랑해 주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 "내 아픔을 언젠간 너도 이해하게 될 거야." 이런 말들은 와닿지 않는 허풍일 뿐이었다.
정영욱 《구원에게》
1분 필사이별성찰사랑
필사하기글뜸
10월 9일 · 깊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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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귀"이만큼 사랑해 주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 "내 아픔을 언젠간 너도 이해하게 될 거야." 이런 말들은 와닿지 않는 허풍일 뿐이었다.
정영욱 《구원에게》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그를 짓누르던 것이 슬며시 빠져나가고 있었다. 끝났다, 누군가 옆에서 말했다. 그는 그 말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죽음이 끝났다. 이제 더는 없다.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글뜸 번역
1886년 발표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의 마지막 장면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주인공이 맞는 순간을 그린다. 톨스토이는 두려움의 정점에서 죽음이 사라지는 역설을 그려, 끝을 다른 이름으로 다시 세운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자화상〉
1939년 9월, 연희전문 재학 중 쓴 시.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행위를 자기를 응시하는 의식으로 바꾸어, 자신을 미워하다 다시 가엾어하는 양가의 자리를 평면 위에 겹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