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릴케 《가을날》
▸배경 이야기
1902년 릴케의 시 〈가을날〉의 첫 행.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라는 부름으로, 청년 릴케는 한 계절의 끝에서 신을 향해 자기 자리를 가만히 내놓았다.
6월 24일 · 짙은 밤
길이별 한 편씩
다른 글귀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릴케 《가을날》
1902년 릴케의 시 〈가을날〉의 첫 행.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라는 부름으로, 청년 릴케는 한 계절의 끝에서 신을 향해 자기 자리를 가만히 내놓았다.
더 어리고 여리던 시절, 아버지가 내게 해준 충고를 나는 지금까지 마음에 새기고 있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어질 때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너처럼 좋은 조건을 누리지는 못했다는 걸 기억하라고.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글뜸 번역
1925년 작 《위대한 개츠비》의 첫 문단, 화자 닉이 회상하는 아버지의 말. 피츠제럴드는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기 전에 저마다 다른 처지를 떠올리라는 당부를 소설의 문 앞에 둔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1926년 《개벽》 70호에 발표. 이상화는 빼앗긴 땅 위에 그래도 오는 봄을 보며, 빼앗긴 자가 자연 앞에서도 자기 자리를 의심해야 하는 슬픔을 시로 옮겨 적었다. 자연의 순환과 식민의 어긋남이 한 자리에 놓이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