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이여 바위에 스미는 매미 소리
마쓰오 바쇼 《오쿠노 호소미치》, 글뜸 번역
閑さや岩にしみ入蝉の聲
▸배경 이야기
1689년 길을 가다 야마가타의 산사 릿샤쿠지에서 쓴 하이쿠로, 소라의 수행일기에는 초고 '돌에 스며드는 매미 소리'가 남아 있다. 문 닫힌 당집들이 소리 하나 내지 않는 산에서, 바쇼는 매미 소리를 들어 고요의 깊이를 헤아렸다. 한국에서는 《오쿠로 가는 좁은 길》로도 불린다.
10월 8일 · 노을 지는 저녁
길이별 한 편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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閑さや岩にしみ入蝉の聲
1689년 길을 가다 야마가타의 산사 릿샤쿠지에서 쓴 하이쿠로, 소라의 수행일기에는 초고 '돌에 스며드는 매미 소리'가 남아 있다. 문 닫힌 당집들이 소리 하나 내지 않는 산에서, 바쇼는 매미 소리를 들어 고요의 깊이를 헤아렸다. 한국에서는 《오쿠로 가는 좁은 길》로도 불린다.
고통과 아픔은 넓은 의식과 깊은 마음을 지닌 이에게 언제나 반드시 따른다. 내 생각에는, 참으로 위대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큰 슬픔을 느끼게 마련이다.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글뜸 번역
Страдание и боль всегда обязательны для широкого сознания и глубокого сердца. Истинно великие люди, мне кажется, должны ощущать на свете великую грусть.
1866년 발표된 《죄와 벌》 3부 5장, 라스콜니코프가 예심판사 앞에서 자기 논문을 변호하는 대목. 고통을 벗을 짐이 아니라 깊은 의식이 치르는 값으로 셈한 이 말은, 곧 그를 무너뜨릴 논리의 첫 단추이기도 하다.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컸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펼치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에게 명하시어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쪽의 햇살을 주시어 완성에 이르도록 하시고 무거운 포도주에 마지막 단맛을 깃들게 하소서. 지금 집을 짓지 못한 자는 다시는 짓지 못하리라. 지금 외로운 자는 오래도록 외로울 것이며 잠 못 들어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쓰며 나뭇잎이 흩날릴 때 가로수 길을 쉼 없이 헤맬 것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
Herr: es ist Zeit. Der Sommer war sehr groß. Leg deinen Schatten auf die Sonnenuhren, und auf den Fluren laß die Winde los. Befiehl den letzten Früchten voll zu sein; gieb ihnen noch zwei südlichere Tage, dränge sie zur Vollendung hin und jage die letzte Süße in den schweren Wein. Wer jetzt kein Haus hat, baut sich keines mehr. Wer jetzt allein ist, wird es lange bleiben, wird wachen, lesen, lange Briefe schreiben und wird in den Alleen hin und her unruhig wandern, wenn die Blätter treiben.
1902년 9월 파리에서 쓴 시로, 뒤에 《형상 시집》에 실렸다. 익게 하고 단맛을 깃들게 하라 청하던 기도가 뒷연에서 끊기고, 집을 짓지 못한 사람의 긴 겨울이 그 자리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