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일기를 쓰듯 담이 집으로 갔다. 대문 앞에 서서 마음으로 담아 담아 불렀다. 골목에 발로 쓰는 나의 일기는 온통 담으로 채워졌다.
최진영 《구의 증명》
▸배경 이야기
《구의 증명》에서 화자 담이 매일 밤 한 자리를 향해 걸어가는 결. 일기 쓰듯 반복하는 그 발걸음에서, 최진영은 죽음 뒤에도 끝나지 않는 사랑을 새겼다.
5월 20일 · 깊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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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구의 증명》
《구의 증명》에서 화자 담이 매일 밤 한 자리를 향해 걸어가는 결. 일기 쓰듯 반복하는 그 발걸음에서, 최진영은 죽음 뒤에도 끝나지 않는 사랑을 새겼다.
네 말대로 식은 감자를 전해 받은 사람이 감자를 더 잘 살펴볼 순 있겠지. 그러나 그 감자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는 절대 알 수 없을 거야. 살가죽이 벗겨지는 화상을 입고 아파하는 사람을 보고는 뭐가 그리 뜨거웠나 싶겠지.
박지리,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유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사계절출판사). 한 사람의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는 끝내 닿지 못한다는 거리의 감각이 박지리 소설의 한 결이다. 그 거리를 부정하지 않는 자리에서 글이 시작된다.
당신을 여름날에 견주어볼까요? 당신은 그보다 훨씬 사랑스럽고 온화하답니다. 거친 바람은 오월의 어여쁜 꽃봉오리를 흔들고, 여름의 임대 기간은 너무나 짧기만 하지요. 때로는 하늘의 눈이 너무 뜨겁게 빛나고, 황금빛 얼굴이 흐려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영원한 여름은 시들지 않을 것이며, 당신이 지닌 그 아름다움도 결코 잃지 않을 것입니다. 이 시가 살아 있는 한, 그리고 이 시는 영원히 살 것이니. 당신도 영원히 함께 살 것입니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18〉, 글뜸 풀이
1609년 발표된 셰익스피어의 가장 유명한 〈소네트 18〉. 한 사람을 여름날에 견주는 자리에서, 그 사람이 결국 시 안에서 영원해진다는 결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