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을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이직
▸배경 이야기
조선 초 문신 이직이 까마귀와 백로의 빛깔로 사람의 안팎을 가른 시조. 겉이 검다 해서 속까지 검은 것은 아니며, 정작 겉이 희고 속이 검은 자가 따로 있다는 자리를 새 두 마리에 담았다.
1분 필사지혜성찰
필사하기글뜸
5월 19일 · 어스름한 밤
길이별 한 편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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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조선 초 문신 이직이 까마귀와 백로의 빛깔로 사람의 안팎을 가른 시조. 겉이 검다 해서 속까지 검은 것은 아니며, 정작 겉이 희고 속이 검은 자가 따로 있다는 자리를 새 두 마리에 담았다.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베드로시안 〈그런 길은 없다〉
베드로시안의 〈그런 길은 없다〉의 한 자리. 누군가가 먼저 가 보았을 길도, 아무도 걷지 않은 길도 결국 가는 자만이 안다는 결을, 짧은 두 줄에 가만히 새겼다.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만이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위해 언제라도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나의 열정은 삶에 대한 냉소에서 온다. 나는 언제나 내 삶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으며 당장 잃어버려도 상관없는 것들만 지니고 살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해왔다. 삶에 대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만이 그 삶에 성실하다는 것은 그다지 대단한 아이러니도 아니다.
은희경 《새의 선물》
1995년 작 《새의 선물》의 한 자리. 사랑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만이 쉽게 사랑에 빠진다는 역설을,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