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김소월 〈가는 길〉
▸배경 이야기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김소월은 떠나간 이를 향해 부르지도 가지도 못하는 자리에서 마음이 그 사이를 오가는 결을, 가장 짧은 호흡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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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하기글뜸
5월 19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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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가는 길〉
1925년 시집 《진달래꽃》 수록. 김소월은 떠나간 이를 향해 부르지도 가지도 못하는 자리에서 마음이 그 사이를 오가는 결을, 가장 짧은 호흡으로 옮겼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말라, 노여워하지 말라. 낙심의 날에는 마음을 가만히 두라. 기쁨의 날이 온다고 믿어라. 마음은 늘 앞날에 산다. 지금은 우울하다. 모든 것은 한순간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질 것이다.
알렉산드르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글뜸 번역
1825년, 미하일롭스코예 유배지에서 푸시킨이 이웃 소녀의 앨범에 적어 준 짧은 시. 푸시킨은 지나갈 것을 미리 그리워하는 마음의 자리를, 단정한 여덟 줄에 새겼다.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1942년 6월, 도쿄 유학 중에 쓴 시. 윤동주가 남긴 마지막 시기의 작품 중 하나로, 시가 너무 쉽게 써진다는 자각이 곧 식민지 청년의 죄책감으로 되돌아오는 자리를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