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 님 오신 날 밤이거든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배경 이야기
16세기 황진이의 대표 시조. 동짓달의 가장 긴 밤을 한 허리 베어 봄밤에 펴겠다는 상상으로, 시간을 마음대로 가르고 잇는 사랑의 자세를 보여 주었다. 시간조차 길이가 되는 자리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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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 깊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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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16세기 황진이의 대표 시조. 동짓달의 가장 긴 밤을 한 허리 베어 봄밤에 펴겠다는 상상으로, 시간을 마음대로 가르고 잇는 사랑의 자세를 보여 주었다. 시간조차 길이가 되는 자리의 시다.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화자가 아비규환의 인간 세계를 살아오며 가까스로 짚어낸 한 가지 진리.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자리에서 《인간실격》은 마지막 발을 내딛는다.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1942년 6월, 도쿄 유학 중에 쓴 시. 윤동주가 남긴 마지막 시기의 작품 중 하나로, 시가 너무 쉽게 써진다는 자각이 곧 식민지 청년의 죄책감으로 되돌아오는 자리를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