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재산을 가진 것이 아니다. 재산이 그를 가졌다.
비온, 글뜸 옮김
οὐχ οὗτος τὴν οὐσίαν κέκτηται, ἀλλ' ἡ οὐσία τοῦτον.
▸배경 이야기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4권에 전하는 비온의 말. 재물에 매인 구두쇠를 두고, 그는 가진 자와 가진 것의 자리를 뒤집어 소유가 도리어 사람을 소유한다고 짚었다.
10월 4일 · 느릿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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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글뜸 옮김
οὐχ οὗτος τὴν οὐσίαν κέκτηται, ἀλλ' ἡ οὐσία τοῦτον.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4권에 전하는 비온의 말. 재물에 매인 구두쇠를 두고, 그는 가진 자와 가진 것의 자리를 뒤집어 소유가 도리어 사람을 소유한다고 짚었다.
그대 늙어 백발이 되고 잠이 많아져 난롯가에서 꾸벅일 때, 이 책을 꺼내 천천히 읽으며 꿈꾸어 보아요. 오직 한 사람이 그대 안의 순례하는 영혼을 사랑했고, 변해 가는 그대 얼굴의 슬픔까지 사랑했다고.
예이츠 〈그대 늙었을 때〉, 글뜸 번역
1893년에 발표된 예이츠의 초기 시로, 청혼을 거듭 거절한 모드 곤을 두고 쓴 여러 편 가운데 하나다. 그는 지금의 젊음 대신 아직 오지 않은 늙음을 먼저 그려, 사랑의 증거를 미래에서 끌어온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
윤동주 〈별 헤는 밤〉
1941년, 연희전문 졸업을 앞둔 윤동주가 쓴 시. 별 하나에 이름 하나를 붙여 부르며, 식민지 청년의 부끄러움과 그리움이 밤하늘 가득 헤아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