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먹으니 종이 울리는구나 호류지
마사오카 시키 하이쿠 (1895), 글뜸 번역
▸배경 이야기
1895년 가을, 마사오카 시키가 나라 법륭사 근처에서 감을 먹다가 울려 오는 종소리에 한 순간을 새긴 하이쿠. 짧은 17음 안에 가을·과실·고찰의 종이 한 자리에 머무르는 결을 담아 두었다.
6월 23일 · 노을 지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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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카 시키 하이쿠 (1895), 글뜸 번역
1895년 가을, 마사오카 시키가 나라 법륭사 근처에서 감을 먹다가 울려 오는 종소리에 한 순간을 새긴 하이쿠. 짧은 17음 안에 가을·과실·고찰의 종이 한 자리에 머무르는 결을 담아 두었다.
다른 사람을 다스리려는 자는 먼저 자기를 다스려야 한다. 자기를 다스리지 못하는 자가 가진 권력은, 권력이 그를 다스리게 된다. 사람을 움직이는 자리에 앉으려면, 먼저 자기 안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정약용 《목민심서》, 글뜸 풀이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완성한 《목민심서》(1818). 지방관이 가져야 할 자세를 적은 책이지만, 그 안에 흐르는 것은 권력을 가진 자가 먼저 자기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는 오래된 윤리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1934년 발표, 《영랑시집》(1935) 수록. 김영랑은 모란이 피는 짧은 시간을 기다리는 일 자체가 한 해의 의미가 되는 자리를 시 안에 새겼다. 기다림이 곧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된다는 역설의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