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집을 짓되, 그 집을 가볍게 짓기. 무거운 집은 비바람 한 번에 흔들리지만, 가볍게 지은 집은 바람에 따라 출렁이다 다시 자리잡는다.
석가모니 말씀, 글뜸 풀이
5월 21일 · 어스름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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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말씀, 글뜸 풀이
인생에서 두려운 게 많다는 것이 결코 비겁하거나 나약한 것을 뜻하진 않는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나 땅 위에 아무것도 짓지 않은 사람은 무서울 것 역시 아무것도 없겠지. 그런 치들은 자신의 태만함을 용기로 착각하며 인생을 낭비하게 될 거야. 그러나 매일 성실하게 건축물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사람은 필연적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도 많이 생기게 되는 법이란다
박지리,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의 마지막 장편 《다윈 영의 악의 기원》(사계절출판사). 작가가 사후에 남긴 이 책은 자기 안의 어둠을 응시하는 일과 자기 자신을 짓는 일이 한 자리에서 만난다는 시선을 끝까지 밀고 간다.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펼치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에게 명하시어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쪽의 햇살을 주시어 완성에 이르도록 하시고 무거운 포도주에 마지막 단맛을 깃들게 하소서. 지금 집을 짓지 못한 자는 다시는 짓지 못하리라. 지금 외로운 자는 오래도록 외로울 것이며 잠 못 들어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쓰며 나뭇잎이 흩날릴 때 가로수 길을 쉼 없이 헤맬 것이다.
릴케 《가을날》
릴케 〈가을날〉의 한 자리. 여름의 위대함이 지나가고 햇빛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로 펼치라 부르는 결로, 시인은 가을의 무게를 신에게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