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윤동주 《서시》
▸배경 이야기
1941년, 연희전문 졸업을 앞둔 윤동주가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으로 쓴 시. 식민지 청년의 결백이 어디까지 예민해질 수 있는가를, 잎새의 떨림 하나로 가늠한다.
5월 24일 · 맑은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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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서시》
1941년, 연희전문 졸업을 앞둔 윤동주가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으로 쓴 시. 식민지 청년의 결백이 어디까지 예민해질 수 있는가를, 잎새의 떨림 하나로 가늠한다.
이 세상에 혼자 태어나 혼자 사는 사람인 것처럼 행동했다. 감추고 은폐하고 속이고 위장하고. 나는 모든 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유형의 인간이었다. 나 스스로도 그런 내 모습이 너무 징그러웠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고쳐 나가야 할지, 내가 만든 미로에서 내가 헤매고 있는 것처럼 도무지 진실한 관계로 들어가는 문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박지리, 《맨홀》
박지리의 장편 《맨홀》(사계절출판사). 자기 자신을 진실하게 마주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는 통찰이 박지리 소설 세계 전체에 흐른다. 외로움을 부정하지 않는 자리에서 글이 출발한다.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그. 나는 그를 진심으로 특별히 사랑하고 있으며 심지어 어쩌면 내 생애에 단 하나의 '타인을 위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반해 있다. 그가 내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만 한다면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분연히 버리고 그와 함께 남도로 떠나는 밤 기차의 창가에 청승맞으나 희망찬 포즈로 앉아서 그를 위해 삶은 달걀 껍질을 벗길 것이다, 얼마든지!
은희경 《새의 선물》
《새의 선물》에서 은희경이 짚은 결.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도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거듭 물어야 하는 자리를 가만히 새겼다.